
인도에서 상영되는 모든 헐리우드 영화에는 반드시 ‘인터미션(중간 휴식 시간)’이 삽입된다. 감독의 의도와는 무관하다.
지난 24일 '버라이어티' 보도에 따르면,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플라워 킬링 문>을 끊김이 없는 206분의 러닝타임으로 제작했음에도 인도 극장에서는 중간에 조명이 켜지고 휴식 시간이 주어졌다. <오펜하이머>의 크리스토퍼 놀란, <아바타: 물의 길>의 제임스 카메론 등 장시간 상영을 선호하는 감독들의 영화도 예외는 아니다.
이러한 관행의 배경에는 문화적, 상업적 이유가 공존한다. 인도의 영화 관람 문화는 원래 인터미션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으며, 인도 영화들은 대부분 이 시점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만든다. 관객들도 영화 상영 중간에 화면이 어두워지는 것을 익숙하게 받아들인다. 뿐만 아니라, 인터미션은 극장 수익의 핵심이다. 인도 극장에서는 매출의 30~40%가 팝콘과 음료 등 부대 판매에서 발생한다.
때문에 영화 배급사들은 인도 개봉용 버전에서 아예 인터미션을 사전에 삽입하거나 해외 직수입 작품이 경우 극장이 직접 인터미션 시점을 정하기도 한다. 크리스토퍼 놀란이나 마틴 스코세이지처럼 영화적 완결성을 중시하는 감독들이 중단 없이 상영할 것을 요청해도, 극장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