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지원 감독의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이 별에 필요한>이 5월 30일 공개된다. <이 별에 필요한>은 넷플릭스의 첫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이자 김태리, 홍경 두 배우가 드라마 <악귀> 이후 다시 조우한, 또 목소리 연기에 처음으로 도전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은다. 그리고 국내 애니메이션계에서는 작화 작업에 앞서 실사 촬영을 진행한 첫 작품으로 프로덕션의 비하인드 과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넷플릭스 공개에 앞서 5월 27일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이 별에 필요한> 시사 및 간담회가 열렸다. 한지원 감독과 김태리, 홍경 배우가 이 자리에 참석한 가운데 작품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2050년 가까운 미래의 서울, 화성 탐사를 꿈꾸는 난영(김태리)은 우연히 레트로 음향기기를 수리하는 제이(홍경)를 만난다. 난영의 엄마의 유품인 턴테이블을 고치기 위해 만남을 거듭하는 두 남녀는 점점 서로에게 빠져든다. 두 사람은 서로의 꿈을 응원하고, 마음속 그림자를 쓰다듬으며 사랑의 감정을 쌓아간다. 하지만 난영이 간절히 원했던 화성 탐사에 가게 되면서 두 사람은 각기 다른 행성으로 떨어진다. 그렇게 광활한 우주 공간을 건너 2억 2,500만 km를 사이에 둔 난영과 제이의 로맨스가 펼쳐진다.


우연히 만나 서로에게 빠진 난영과 제이는 사랑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곧바로 이별한다. 제이는 화성으로 떠난 난영을 기약 없이 기다리며, 잃어버린 상실감과 닿지 못하는 불안감 속에 홀로 놓인다. 난영은 그런 제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는다. <이 별에 필요한>은 사랑의 일체감과 상실감을 동시에 그려낸다. 영화의 제목은 이런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별에 필요한>은 지구라는 별에 필요한 것들에 대해 말하는 영화이자 이별에 대해 말하는 작품이다. 한지원 감독은 “영화 속 이별은 완전한 헤어짐만 의미하지 않는다. (어린 시절 엄마를 잃은) 난영의 내면에 있는 트라우마를 다루기도 하며, 이별을 통해서 오히려 성장하는 성장 영화의 이야기도 담고 있다”고 전했다.

<이 별에 필요한>은 사랑하고 이별하는 두 인물의 배역에 전문 성우가 아닌 배우를 기용했다. 한지원 감독은 두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난영이와 제이의 성격이 각각 있는데, 사실 두 배우분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원래 갖고 계신 에너지 자체가 두 캐릭터와 이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비슷한 걸 넘어서서 더 배우에게 영향을 받고 싶었던 부분도 있었다. 난영이에게는 통통 튀면서도 동시에 강인함이 느껴지는 김태리 배우 특유의 성향, 느낌들을 반영되게 하고 싶었다. 또 제이에게는 섬세하면서도 밝은 면 안에 그림자 같은 부분들도 매력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홍경 배우님의 디테일한 연기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김태리와 홍경 배우가 목소리 연기에 처음으로 도전한 소감을 말했다. 김태리는 “사실 걱정이 더 많이 앞섰다. 목소리 연기는 제 전문 분야가 아니니까. 하지만 감독님의 설득에 함께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홍경은 “2050년이라고 하면 무턱대고 상상만 할 수 있는데, 그런 것들 안에 감독님의 작화가 그려진다고 했을 때 너무 흥미로울 것 같았다”고 말했다.
옛것과 새것의 공존

<이 별에 필요한>은 가까운 미래의 서울을 옛것과 새것이 교차하는 이미지로 그려낸다. 극 중의 사람들은 홀로그램으로 정보를 주고받고, SNS를 사용한다. 거리의 간판도 그래픽 디자인과 네온이 더해져 사이버펑크 스타일의 풍경을 이룬다. 그 미래의 풍경에 서울역 고가 다리, ‘힙지로’, 세운상가와 같은 우리에게 친숙한 풍경이 함께하고 있다. 또 영화의 음악도 재즈와 트렌디한 신스팝 음악을 함께 들려주며 과거와 가까운 미래가 공존하는 영화의 분위기를 살려준다. <이 별에 필요한>의 OST 작업에는 밴드 ‘wave to earth’의 김다니엘, CIFIKA, 존박 등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트렌디한 음악을 만들었다. <이 별에 필요한>은 기존의 애니메이션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신디사이저 음악이 어우러지면서 더없이 힙한 애니메이션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