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리 배우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이 별에 필요한〉을 통해 처음으로 목소리 연기에 도전한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자신의 목소리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었다고 고백한 김태리는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연기 영역을 개척했다.
27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시사회 후 김태리는 "영화 〈아가씨〉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거치면서 목소리에 대한 콤플렉스가 컸어요. 그때부터 제 목소리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관심이 생겼죠"라고 말했다.
한지원 감독의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이 별에 필요한〉은 김태리의 목소리 연기 데뷔작이다. 그는 캐스팅 제안이 "꿈 같았지만, 걱정이 앞섰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이 작품은 넷플릭스의 첫 한국 애니메이션으로, 김태리는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뒤를 이어 화성 탐사 우주인에 도전하는 난영 역을 맡았다. 2050년 서울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난영이 화성 탐사 프로젝트 선발에서 떨어진 후, 어머니의 유품인 턴테이블을 수리하러 간 곳에서 전직 기타리스트 제이(홍경 분)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태리는 "난영이 여러 상황에 놓이는데 그의 감정을 목소리로만 표현해야 했다"며 "실사 영화에서의 연기로는 나오지 않았을 호흡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로맨스 장면 녹음에 대해 "실제로 연기했다면 덜 부끄러웠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녹음 부스에선 상대방의 숨결 하나하나까지 다 느껴지거든요. 그 풍성한 소리를 들으며 연기하려니 굉장히 부끄러웠어요. 홍경 씨와 서로 눈이라도 마주치면 웃음이 터졌죠"라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김태리와 홍경이 섬세한 연기 표현을 위해 녹음 외에도 실사 촬영을 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핸드헬드 카메라가 두 배우의 자연스러운 연기를 좇아가며, 부스 안에서와는 다른 목소리 톤과 감정선을 포착했다.
김태리는 "영상에 내 표정이 어떻게 나오는지 신경 쓰지 않고 대사를 외워 홍경 씨와 호흡하는 것에만 집중했다"며 "마치 연극 같은, 재미있는 촬영이었다"고 전했다.
홍경 또한 "저희가 하는 다양한 표현을 잡으려는 게 촬영의 목적이었던 만큼 과감하고 자유롭게 뛰어노는 것처럼 연기했다"고 전했다.

두 배우는 영화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ST)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 듀엣 곡의 가창과 작사에도 참여했다. 이들은 극 중 캐릭터인 난영과 제이가 서로에게 보내는 편지 내용을 노랫말로 담아냈다. 뮤지션 역할을 맡은 홍경은 솔로곡 '봉 보야주'(Bon voyage)도 선보였다.
홍경은 작사 과정에 대해 "서로의 캐릭터에게 할만 한 이야기를 숙제처럼 주고받아 가사를 완성했다"며 "처음에는 너무 부끄럽고 걱정됐는데, 재미있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김태리는 OST 참여에 대한 소감으로 "내 목소리로 OST가 공개된다는 건 영광스러운 일 아니냐"면서 "도전 욕구가 생기는 한편 걱정도 됐지만 '으쌰으쌰' 해냈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