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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최초, 흥행 기록 경신… 보석 같은 한국 애니메이션 추천 5

씨네플레이

한국 애니메이션만큼은 오랜 시간 ‘어린이 대상’이라는 프레임에 갇혀있었다. 기술력은 있었으나 산업 기반은 약했고, 대중의 기대도 크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상황이 달라졌다. OTT의 확장, IP 산업의 성장, 그리고 장르의 다변화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빠르게 넓혔다. 흥행과 완성도, 화제성 이 세 가지 지표에서 분명한 변화를 보여주는 작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오늘은 변화의 징후를 대표하는 다섯 편의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넷플릭스의 최초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 <이 별에 필요한>부터 <기생충>을 앞지른 <킹 오브 킹스>, 성인을 위한 오컬트 애니메이션 <퇴마록>, 한국 정서를 가장 잘 담은 <아가미>, 한국 IP의 저력을 보여준 <나 혼자만 레벨업>까지. 이외에도 소개해주고 싶은 한국 애니메이션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시길.


<이 별에 필요한>

〈이 별에 필요한〉(2025)
〈이 별에 필요한〉(2025)

<이 별에 필요한>은 넷플릭스가 선보이는 최초의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로, 2025년 5월 30일에 공개된다. 한지원 감독이 연출을 맡고, 김태리와 홍경이 각각 난영과 제이의 목소리를 연기한다. 한지원 감독은 <아만자>(2020), <그 여름>(2021)으로 국내 애니메이션 영화계를 새롭게 이끌어나가는 주역이다. ‘이 별’(지구)과 ‘이별’이라는 언어유희가 드러나는 제목만으로도 지구와 우주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 서사를 예감케 한다.

〈이 별에 필요한〉(2025)
〈이 별에 필요한〉(2025)

작품은 2050년 서울을 배경으로, 화성 탐사를 꿈꾸는 우주인 난영과 음악가 제이의 로맨스를 그린다. 난영은 사고로 지구에 귀환하지 못한 엄마의 흔적을 찾기 위해 화성 탐사를 떠난다. 제이와의 우연한 첫 만남 이후, 난영은 엄마의 유품인 턴테이블을 매개로 제이와의 관계를 이어간다. 세상에서 가장 먼 지구-화성 롱디 커플(장거리 연애 커플)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비주얼은 차갑지 않고, 낯설지 않은 2050년 서울과 우주 공간을 부드러운 색감과 몽환적인 톤으로 그려낸다. 동떨어진 우주와 일상을 같은 시각적 색채로 담아냈는데, 한지원 감독은 “특정한 무드를 확실히 구현해주고 인물의 감정선, 영화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음악과 잘 어우러지는 부분에 신경 썼다”라고 답했다. 우주 덕후들을 위해 우주선 내부, 우주복 등의 디테일에도 더 공을 들였다고.


<킹 오브 킹스>

〈킹 오브 킹스〉(2025)
〈킹 오브 킹스〉(2025)

혹시 북미에서 최고 흥행한 한국 영화를 알고 있는지. <기생충>, 이라고 대답했다면 삐- 오답이다. 북미에서 2025년 4월 27일에 개봉한 한국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는 개봉 17일 만에 북미 수익 5,451만 달러를 달성하며 기생충을 앞질러 북미에서 가장 흥행한 한국 영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한국에서 시작했으나 세계가 더 사랑한 <킹 오브 킹스>는 찰스 디킨스의 소설 「우리 주님의 생애」를 원작으로 한 3D 애니메이션으로, 두 겹의 시선으로 예수의 생애를 풀어나간다. 하나는 아버지인 찰스 디킨스(케네스 브래너)의 시선, 다른 하나는 그가 푸는 스토리를 듣는 찰스의 아들 윌터 디킨스(로만 그리핀 데이비스)의 눈이다. 서사는 1850년대 런던을 배경으로, 실제 디킨스가 아들 윌터에게 들려준 예수의 삶을 중심에 놓는다. ‘예수 이야기라서 북미에서 흥행했나?’라고 생각하기엔 이르다. 이 작품은 종교적 경건함에 기대기보다, 이야기를 전해주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간극과 교감을 섬세하게 비춘다. 성경 속 기적을 따라가는 와중에도 이 이야기를 굳이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아버지의 마음이 은근히 흘러나오는 게 재미 포인트다. 실제로 장성호 감독은 디킨스 이야기를 끌어온 이유로 “뻔한 이야기를 그대로 풀 수 없었다. (중략) 예수 이야기가 메인 플롯이라면 디킨스와 어린 아들 월터 두 사람이 예수 이야기를 통해 관계를 회복하는 게 서브플롯”이라고 답했다. 추가로, 성경 기반 애니메이션 역사상 가장 높은 주말 오프닝 성적을 기록했기 때문에 단순히 ‘종교 덕’보다는 ‘스토리의 힘’이라고 생각하는 게 더 타당하다.

 

〈킹 오브 킹스〉(2025)
〈킹 오브 킹스〉(2025)

기술적인 면에서도 <킹 오브 킹스>는 유의미하다. 국내 스튜디오 모팩이 10년에 걸쳐 제작했는데, 사실 모팩은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아닌 VFX(시각특수효과) 전문 기업으로, 영화 <해운대>, <명량> 등 실사 작품의 시각 효과를 주로 해왔다. 장성호 감독은 모팩의 대표로서 실사 영화 기반 커리어를 극복하기 위해 “버추얼 프로덕션 플랫폼을 직접 개발해 제작했다”고 밝혔다. 모션 캡처 장치를 한 배우들이 가상 환경 안에서 연기하면, 이걸 카메라로 촬영하고 편집한 다음, 이를 기반으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다. 케네스 브래너, 우마 서먼, 피어스 브로스넌, 오스카 아이작 등 할리우드 스타를 캐스팅했는데, 이 모드를 캐스팅한 베테랑 캐스팅 디렉터 제이미 토마슨은 시나리오가 너무 마음에 들어 할리우드 개런티 5분의 1만 받고 참여했다고.


<퇴마록>

〈퇴마록〉(2025)
〈퇴마록〉(2025)

<퇴마록>은 오컬트 판타지 애니메이션으로, 1993년부터 연재한 이우혁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한국 장르 소설의 레전드로 불리는 작품으로, 2025년 김동철 감독이 이끄는 로커스 애니메이션에서 극장판으로 재탄생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많은 팬들이 기대감과 우려를 동시에 표했다. 원작의 세기말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퇴마록>을 전혀 모르는 극장가 주요 고객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을까. 그래서 작품은 과감하게 많은 스토리를 숭덩 잘라내고, 소설의 첫 챕터이자 프롤로그격인 ‘하늘이 불타던 날’을 다룬다. 해동밀교의 서 교주가 악신의 힘을 빌리려 인간을 산제물로 바치려 하고, 이를 막기 위해 다섯 호법과 어린 수련자 준후, 파문당한 박 신부까지 얽히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프롤로그만 다루지만, 복잡한 세계관을 풀고 퇴마사들이 ‘왜 싸워야 하는지’ 그 논리적인 이유를 설득하는 데엔 프롤로그가 제격이기에, 시간 제약이 큰 극장판에 맞는 영리한 전략이다.

 

〈퇴마록〉(2025)
〈퇴마록〉(2025)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작품이 거의 전무한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퇴마록>의 존재는 의의가 깊다. 저예산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화려한 그래픽과 연출로 마치 게임처럼 액션을 연출했는데, 실제로 게임 이펙트를 사용해 작화와 비용, 시간 문제를 조율했다고. 원작이 가진 한국적 공포의 뿌리를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한 점도 대단하다. 거친 손 그림 페인팅을 최대한 살려 원작의 아날로그 정서를 자극하고, 고연령 대상 애니메이션인 만큼 과감한 묘사로 원작 소설에 열광했던 중장년층 관객들에게 어필한 점도 인상적이다. 물론, 대서사시의 첫 장이기에 원작을 모르면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도 있으나 이미 속편 제작이 확정됐으니, <퇴마록>은 이제 첫 장일 뿐이다. 첫 장은 묵직한 서문의 역할을 하고, 관객은 작품 뒤에 숨은 거대한 세계관과 이야기 확장에 마음이 기대어진다.


<아가미>

〈아가미〉(2024)
〈아가미〉(2024)

<아가미>는 구병모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오랜 시간 지내온 안재훈 감독이 연출했다. 안재훈 감독은 필름부터 디지털까지 한국 애니메이션의 전 과정을 겪어온 감독으로, <소나기>(2017), <무녀도>(2021) 등 한국 문학을 소재로 한국의 색채를 담아내는 것에 집중한다. <무녀도>까지는 순수 손 그림을 추구했으나, <아가미>부터는 디지털을 섞었다. 스태프는 디지털을, 감독 안재훈은 종이와 연필을 사용하고 있다. ‘관습적으로 그게 편해서’ 사용하는 건 결코 아니다. 그는 “미세하게 사람이 움직일 때 어딘가에 그림을 넣고, 뭘 주고, 이런 타이밍 감각이라는 게 있어요. 일단 종이에 연필로 해서 그 맥락, 그 독특한 타이밍이 본인의 손과 몸으로 체득되는 과정을 이해하고 겪게 된단 말이죠. 이건 엄청 큰 차이예요”라고 답하며 본인만큼은 손그림을 이어가는 이유를 밝혔다.

 

〈아가미〉(2024)
〈아가미〉(2024)

큰 줄거리는 원작과 동일하다. “삶의 끝에 선 순간 아가미가 생긴 곤과 부모에게 버림받아 증오와 애정을 동시에 갖고 있는 강하. 각자의 상처를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간결한 시놉시스로 원작의 문학적 정서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배경을 프랑스로 바꾸어 애니메이션이 줄 수 있는 비주얼적 아름다움을 극대화했다. BIAF(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의 상영과 더불어, <아가미>는 도쿄국제영화제에도 공식 초청되어 일본 관객들과 마주했다. 2회차 상영 만석으로, 한국 애니메이션이 품은 울림이 국경을 넘어 전해졌음을 읽을 수 있다. 애니메이션이란 형식 안에서 ‘아가미’라는 상징은 “나는 무엇으로 숨 쉬는가”를 건드린다. 간결한 설정 아래 쌓이는 감정, 바닷가의 적막과 수면 아래의 긴장이 서로를 켜켜이 비추고, 원작의 무드를 아날로그적 페인팅 질감으로 화면에 옮겨온 ‘연필로 명상하기’ 스튜디오는 손으로 그린 듯한 연출로 호흡의 결을 살렸다. 소설에 생동감을 부여하는 시각적 황홀함까지 담아낸, ‘아름다운 한국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다면 단연 가장 추천하는 작품.


<나 혼자만 레벨업>

〈나 혼자만 레벨업〉(2024)
〈나 혼자만 레벨업〉(2024)

<나 혼자만 레벨업>은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한국 IP의 저력을 증명한 대표다. 일본의 A-1픽쳐스가 제작을 맡고 나카시게 슌스케 감독이 함께한 한·미·일 합작 애니메이션이다. ‘헌터’라는 게임적 설정 아래 최약체에서 전설로 거듭나는 서사, 유령처럼 등장하는 게이트와 던전은 시각적으로 압도적인데, 일본 도쿄, 서울, LA 등에서 선행 상영한 뒤 전 세계 넷플릭스 구독자에게 공개되었다. 액션 대가라 할 수 있는 제작자들이 참여한 덕분에 액션 신은 단연 압도적이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100%, 팝콘 미터는 91%로 평론과 대중 모두 만족시켰다. 특히 두 번째 시즌에서 ‘개미왕’ 전투와 그림자 군단의 서사는 퀄리티의 정점을 찍었다. 24화는 약 17,000프레임이 투입될 정도로 제작 난도가 높았고, 붉은빛과 푸른 그림자가 뒤섞인 전투 연출은 심리적 내면과 외적 갈등을 동시에 비춘 장면으로 꼽힌다. 제작팀은 “정서 깊이와 하이 임팩트 액션의 조합”이 목표였다고 했는데, 목적은 성공적으로 달성했다. IMDB에서도 압도적으로 좋은 평을 받으며, ‘한국 애니메이션’이라는 조건을 떼고도 완벽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나 혼자만 레벨업>이 주는 쾌감은 ‘내가 강해지는 느낌’을 화면으로 옮긴 데 있다. 캐릭터가 레벨업할 때의 본능적 동기, 그 시원하고 경쾌한 손맛이 애니메이션에선 타격감과 효과 연출로 응축된다. 실제로 IMDB 유저 평에선 ‘전투 장면의 긴장과 공포 연출’에 관한 찬사가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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