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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의 위기?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최악의 성적을 낸 MCU 영화 5

씨네플레이
〈마담 웹〉
〈마담 웹〉

 

소니의 새로운 스파이더맨 유니버스 <마담 웹>이 국내 극장가를 찾았다. 뉴욕 구급대원인 캐시 웹(다코타 존슨)이 우연히 물에 빠지고 난 뒤 갑작스럽게 미래를 볼 수 있는 예지능력이 생기고 빌런 '심스'에 맞서 세상을 구할 히어로 마담 웹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히어로 영화다.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등장하는 마블 코믹스 캐릭터를 원작으로 한 스핀 오프 영화로 소니에서 제작한 <베놈> 시리즈, <모비우스>와 궤를 같이 한다. 

 

문제는 국내외 관객들의 반응이 차갑기만 하다는 것이다. 북미에선 비평가들로부터 "낮은 기대치조차 충족시키지 못하는 영화"라는 평가를 받으며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 최악의 영화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국내에선 만 명을 겨우 넘은 관객 수를 동원했으며, 월드 와이드 수익 1억 달러를 넘기지 못하며 처참한 성적을 받았다.

 

사실 히어로 영화의 부진은 새삼 놀라운 일이 아니다. 마블의 경우, 여전히 할리우드에서 독보적인 영향력과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근 몇 년 간 개봉작마다 편차가 심한 성적으로 하락세가 가시화된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개봉한 페이즈 4, 5 작품 중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 기준 하위권 성적을 거둔 작품엔 어떤 영화가 있을까? 5개 작품을 선정해 봤다.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5위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월드 와이드 $476,071,180  │ 국내 관객 수 1,551,129 명

 

<앤트맨> 시리즈의 3번째 작품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페이즈 5의 포문을 여는 작품으로, 빌런 '캉'을 MCU에 본격적으로 등장시키며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어벤져스: 캉 다이너스티>를 이어줄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주요한 작품이었다. 마블 영화 중에서 큰 수익을 내는 시리즈는 아니었으나 특유의 B급 코미디로 마니아층이 단단한 편에 속한다. 그러나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전 세계적으로 4억 7,61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실패한 작품으로 남았다. 제작비는 2억 달러로, 마케팅 비용을 포함한 총예산은 3억 달러에 달한다. 극장 개봉 이후 수익을 올리기 위해선 6억 달러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이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내며 실패한 것이다.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앤프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개봉 후 4일 동안 총 1억 2천만 달러로 데뷔해 <앤트맨> 시리즈 상 최고의 오프닝 성적을 거뒀지만 영화에 대한 평가가 갈리면서 빠르게 티켓 판매율이 하락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세대교체를 이룰 새로운 히어로와 빌런의 등장에 앞서 오리지널 멤버 캐릭터로선 좋지 않은 모양새를 보이게 된 셈이다. 그럼에도 '정복자 캉'을 연기한 조나단 메이저스의 압도적인 존재감과 연기력만은 공통적으로 호평을 받으며 차기 <어벤져스> 시리즈의 메인 빌런으로서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최근 조나단 메이저스가 여성 폭행 혐의로 마블에서 퇴출되면서 <어벤져스 5> 시리즈와 MCU의 향방엔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4위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월드 와이드 $432,243,292 │  국내 관객 수 1,740,871 명

 

 

월드 와이드 박스오피스 4억 3천만 달러를 기록한 마블의 첫 아시아 슈퍼히어로 실사 무비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초인적인 힘을 가진 '텐 링즈'의 힘으로 수 세기 동안 어둠의 세상을 지배해 온 '웬우'와 그의 아들이지만 평범한 삶을 선택한 '샹치'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홍콩의 전설적인 영화배우 양조위와 할리우드에서 주목받고 있는 아시아계 배우 시무 리우가 주연을 맡았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의 경우, 5억 달러를 넘지 못하며 페이즈 4 이후 하위권의 성적을 기록한 영화로 선정됐지만 그 내막은 다르다. 해당 영화가 개봉한 시기가 2021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확진자가 증가했었을 시기였기 때문이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전 세계 극장가에 발걸음이 뜸해졌을 당시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동양의 매력을 살린 무협 스타일의 액션 시퀀스와 아시아 문화에 대한 탐구, 탁월한 시각 효과, 배우들의 열연 등으로 비평가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개봉 후 입소문을 타고 관객들을 극장가로 불러 모으며 북미에서만 2억 2,45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그해 북미에서 2번째로 높은 수익을 올린 영화로 기록되었으며(1위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다), 21년 월드 와이드 박스오피스 10위에 랭크되었다. <블랙 팬서>와 유사하게 아시아인들의 지지를 받으며 마니아층을 형성한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21년이 채 가기 전 후속작 제작이 케빈 파이기를 통해 공식화되었으며, 현재 속편의 공식적인 개봉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전작의 히로인 시무 리우와 아콰피나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이터널스〉
〈이터널스〉
 〈이터널스〉
 〈이터널스〉

 

3위 <이터널스>

월드 와이드 $402,064,899 / 국내 관객 수 3,050,419 명

 

배우 마동석의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주목을 받았던 영화 <이터널스>. <어벤져스> 시리즈처럼 한 명의 히어로가 아닌, 다수로 이뤄진 불멸의 히어로들이 새로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제작 단계서부터 마블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주연 배우로는 마동석 외에도 안젤리나 졸리, 리차드 매든, 셀마 헤이엑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대거 캐스팅되며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된 작품이다. 거기에 <노매드랜드>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과 작품상을 수상한 클로이 자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외신은 개봉 첫 주 약 1억 5,000만 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터널스>는 개봉 첫 주 1억 6천만 달러를 돌파하며 예상을 뛰어넘었다. 

 

〈이터널스〉
〈이터널스〉

 

 

 

그러나 공개 후 부정적인 평가들이 이어지며 흥행은 길게 가지 못했다. <노매드랜드>를 연출했던 클로이 자오 감독 특유의 미장센 등은 호평받았지만, 액션이나 캐릭터들의 조화, 속도감 없는 전개 면에선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더불어 개봉 당시 여전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 극장가가 침체기였다는 점과 클로이 자오의 발언으로 인해 영화가 중국에서 개봉하지 못하게 되면서 상황은 악화되었다. 약 2억 3천만 달러의 제작비가 들어간 <이터널스>는 월드 와이드 성적 4억 2백만 달러를 거두며 손익분기점으로 예상되었던 4~5억만 달러는 넘지 못하게 됐다. 그럼에도 2021년 미국에서 6번째로 높은 수익을 올린 영화에 랭크되었으며, 국내에선 총 3백만 관객을 동원하며 팬데믹에 개봉한 외화 중 최초로 300만을 돌파한 작품으로 남았다. 


〈블랙 위도우〉
〈블랙 위도우〉

 

2위 <블랙 위도우>

월드 와이드 $379,751,655 / 국내 관객 수 2,962,088 명

 

스칼렛 요한슨의 <블랙 위도우>가 2위를 차지했다. 영화 개발이 처음 시작된 이래로 약 15년이 지나서야 제작 및 촬영에 착수하게 된 <블랙 위도우>는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블랙 위도우의 솔로 무비로 <어벤져스: 엔드 게임> 후 MCU 페이즈 4의 포문을 연 첫 번째 영화로 공개됐다. 본래 2020년 5월 개봉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으며 개봉일이 무려 3번이나 연기된 케이스다. 코로나의 전 세계적인 확산에 결국 21년 7월 극장 개봉을 확정 지으며 디즈니는 수익을 위해 디즈니플러스 프리미어 액세스 동시 공개라는 카드를 꺼냈다.

 

〈블랙 위도우〉
〈블랙 위도우〉

 

<블랙 위도우>는 여러 난관 속에서도 3억 7,900만 달러를 넘는 기록을 세우며 21년도에 개봉한 영화 중 4번째로 높은 수익을 올린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MCU 작품들 중에서 객관적으로 낮은 성적임이 분명하나, 시기와 디즈니플러스 동시 공개를 감안했을 땐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다. 영화는 6일 만에 북미 박스오피스 1억 달러를 돌파, 이는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가장 빠른 기록으로 남았다. 제작비가 2억만 달러로, 약 4억 달러가 넘는 순수익을 넘어야 했는데 디즈니플러스의 수익까지 합친다면 손익분기점은 넘은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확진자가 증가하는 추세였음에도 불구하고 개봉 12일차에 200만 관객 수를 돌파하면서 극장가 심폐 소생에 성공했다. 

 

〈블랙 위도우〉
〈블랙 위도우〉

 

<블랙 위도우>는 제작만큼이나 개봉에도 우여곡절을 겪은 작품이다. 개봉이 연기된 것뿐만 아니라 21년 7월 동시 개봉을 앞두고 주연 배우인 스칼렛 요한슨이 디즈니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건도 있었다. 스칼렛 요한슨은 디즈니가 극장 개봉을 최우선시 하겠다는 독점 계약을 어기고 디즈니 플러스에 동시 공개한 점을 이유로 삼아 약 5000만 달러(약 593억 원) 규모의 출연료 계약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관객 수로 받게 될 개런티에 영향이 간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두 달 뒤 법정 갈등 끝에 디즈니는 스칼렛 요한슨에게 약 4000만 달러의 합의금을 지불, 상호 합의하에 소송이 마무리되었다. 스칼렛 요한슨은 성명을 통해 "디즈니와의 갈등을 해결하게 되어 기쁘다. 앞으로도 계속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더 마블스〉
〈더 마블스〉

 

1위 <더 마블스>

월드 와이드 $206,102,524 /  국내 관객 수 690,814 명  

 

배우 박서준의 할리우드 진출작이자 <캡틴 마블>의 후속작이었던 <더 마블스>가 최악의 성적을 남긴 MCU 영화 1위를 차지했다. 제작비만 2억 7,480만 달러로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다음으로 가장 많은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이었다. 마케팅비를 포함해 약 6억 달러에 달하는 손익분기점을 넘어야 했으나 월드 와이드 박스오피스 2억 달러에 그쳐 그야말로 '흥행 참패'였다. 북미에선 첫날 2,130만 달러로 시작해 첫 주말 4,61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흑인 여성 감독으로서는 최고의 개봉 주말 성적을 세웠지만 MCU 영화로서는 <인크레더블 헐크>와 <앤트맨>보다 낮은 최저 성적을 기록한 영화로 남았다. 문제는 2주 차였다. 첫 주말 대비 78%가 하락하며 관객 수가 빠진 것이다. 

 

〈더 마블스〉
〈더 마블스〉

 

씁쓸한 성적은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박서준의 출연 소식으로 캐스팅 단계서부터 화제를 모았지만 최종 관객 수가 69만 관객으로 100만을 넘기지 못했다. MCU 영화가 국내에서 10만 명 미만의 오프닝 관객 수를 기록한 건 12년 만에 있는 일이었다. 결국 <더 마블스>는 MCU에서 가장 낮은 수익을 올린 영화이자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몇 안 되는 MCU 영화 중 하나가 됐다. <더 마블스>의 흥행 부진으로는 여러 이유들이 거론되고 있다. 할리우드 미국 작가와 배우조합의 파업으로 인해 프로모션이 거의 진행되지 못했다는 점이 대표적이며, 외신은 "많은 사람들이 슈퍼히어로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됐다", "제작 과정에 있어 디즈니 경영진의 일상적인 감독이 부족했다"는 등 다양한 이유를 언급했다. 안타깝게도 3편은 기대해 볼 수 없을 듯하다. 최근 현지 매체를 통해 "<캡틴 마블 3>가 흥행 실패를 이유로 제작이 취소됐다"라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