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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 핵펀치! 〈범죄도시4〉 미리 본 후기

성찬얼기자
〈범죄도시4〉 포스터
〈범죄도시4〉 포스터

 

마석도의 핵펀치는 멈추지 않는다.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면서 개봉 전 초석을 디딘 <범죄도시4>가 4월 24일 개봉한다. 마석도 형사의 고군분투를 그린 <범죄도시> 시리즈는 2017년 1편 개봉 이후 시리즈로 이어지며 한국영화계의 대들보 역할을 톡톡히 했다. 팬데믹 이후 극장가가 어려운 시기에도 <범죄도시3>는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거듭되는 시리즈에 조금씩 아쉽다는 목소리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였기에 이번 <범죄도시4>를 시리즈의 시험대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과연 <범죄도시4>는 시리즈의 기세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까. 먼저 본 기자 입장에서 답을 먼저 적는다면 'YES'라고 할 수 있다.


 

〈범죄도시4〉
〈범죄도시4〉

4월 15일 서울시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범죄도시4>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베를린영화제에서의 상영 이후 국내 첫 공개를 하는 자리였다. <범죄도시4>는 전편에서 3년이 지난 2018년을 배경으로 한다. 조직폭력, 납치, 마약에 이어 이번 영화는 '불법 온라인 도박' 사건을 내세웠다. 전체적인 구도는 'IT 천재'라고 불렸던 장동철(이동휘)이 계획하고 필리핀 현지에서 도박장을 관리하는 건 백창기(김무열)가 담당한다. 마석도와 광역수사대는 마약 거래 플랫폼을 쫓던 중 개발자의 사망 소식과 그 사건에 온라인 도박 플랫폼이 연관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마석도와 광수대는 이 도박장의 배후를 쫓게 된다.

〈범죄도시4〉의 빌런 장동철(이동휘)
〈범죄도시4〉의 빌런 장동철(이동휘)
〈범죄도시4〉의 빌런 백창기(김무열)
〈범죄도시4〉의 빌런 백창기(김무열)

<범죄도시4>는 전작처럼 빌런을 둘을 내세웠다. 다만 전작보다 좀 더 세밀하게 구분했다. 장동철이 두뇌라면, 백창기는 몸이다. 그러나 이 구분법처럼 두 사람의 관계가 단순하진 않다. 백창기도 야심을 품은 인물이기에 '비즈니스 파트너'인 두 사람의 관계는 조금씩 흔들린다. 오월동주나 다름없는 상황에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며 사건은 조금씩 커지기 시작한다.

이번 영화는 허명행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무술감독이자 마동석의 스턴트더블로 활동한 전적답게 이번 영화의 액션은 육탄전의 시원시원함이 잘 살아있다. 마동석과 허명행 감독 둘 다 전작과의 차별화를 두기 위해 마석도, 백창기의 액션에 중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마석도는 1~2편의 복싱과 3편의 복싱 스타일에 차이를 둔 것처럼(복서→슬러거), 이번 4편에선 3편의 스타일에 1~2편에 스타일을 좀 더 곁들여 묵직한 액션을 구현하고자 했다(슬러거+복서). 반면 백창기는 이전 빌런들과 달리 악과 깡으로만 승부하는 타입이 아니라 말 그대로 '사람을 죽이는 것에 특화된' 전직 특수 요원으로 설정해 보다 테크니컬한 액션으로 채웠다.

실제로 이번 영화에서 백창기를 연기한 김무열의 액션들이 특히 눈에 띈다. 정확한 급소 찌르기로 상대를 순식간에 제압하는 액션은 "(백창기는) 그걸 업으로 삼는 사람이니 전문적으로 느껴지길 바랐다"는 김무열의 노력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정확하고 간결한 동작이 도드라진다. 또 메인 롤은 아니지만 백창기와 늘 같이 다니는 조 부장도 백창기 못지않게 액션 장면에서 활약한다. 김무열은 조부장 역의 김지훈이 실제 복서 출신 배우라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범죄도시4〉 장이수(왼쪽)와 마석도의 케미는 여전하다
〈범죄도시4〉 장이수(왼쪽)와 마석도의 케미는 여전하다

시리즈의 얼굴 마석도와 장이수의 케미도 빼놓을 수 없다. 마동석은 이번 영화에서도 잽잽펀치를 날리듯 툭툭 내뱉는 유머를 잊지 않았다. 자주 보는 마동석이라도 마석도라는 옷을 입었을 때 매력이 배가되는 느낌이 이번 영화에서도 마찬가지. 오랜만에 돌아온 장이수(박지환)는 패션부터 특유의 말맛 넘치는 대사까지 인상적인 순간을 연이어 터뜨린다. "(마)동석이 형과 촬영할 때 뭐가 터져도 터질 거라는 기대감"이 든다는 박지환 배우의 말처럼 두 사람의 케미는 관객들을 다시 한번 웃음 짓게 할 것이다.

〈범죄도시4〉
〈범죄도시4〉

 

반면 시리즈가 진행돼서인지 마석도라는 인물을 좀 더 심도 있게 그리는 장면이 다소 있다. 재미를 위해 구체적인 서술을 피하겠지만, 이런 장면들에서 '슈퍼맨' '원펀맨' 마석도가 아닌 인간 마석도를 그리고자 하는 마동석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마동석은 기자간담회 말미에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앞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범죄도시>의 새로운 활로를 탐색 중임을 내비쳤다.

〈범죄도시4〉 광역수사대 양종수(왼쪽, 이지훈)와 김만재(김민재)
〈범죄도시4〉 광역수사대 양종수(왼쪽, 이지훈)와 김만재(김민재)

 

'범죄도시'다운 영화지만, 아무래도 단점을 지적하지 않을 순 없다. <범죄도시4>의 장점이자 단점은 <범죄도시> 시리즈라는 것이다. 관객이 아는 그 맛, 그 구조가 그대로 이어졌다. 그 맛이야 관객들이 원하는 것이니 장점이라지만 네 편째 비슷한 서사 구조가 유지되는 건 '맛'이라기보다 진부함에 가깝다고 느꼈다. 장면 장면의 쾌감은 있는데 영화 전체의 인상은 또렷하지 않다. 또 확실히 액션 장면 연출은 발군이지만, 때때로 성긴 순간들은 연출의 섬세함이 아쉬운 부분. 기자간담회에서도 나온 지적이지만 몇몇 장면은 생략이 많아 다소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것도 여전한 단점. 물론 모든 걸 담을 순 없어 축소한 장면이 있다는 마동석의 말에 동의하는 바이지만, 점점 현대로 가까워지는 시리즈의 전체적인 결에선 흠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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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후기는 여기까지. 아래는 시사회에서 관람한 씨네플레이 기자들의 단평을 첨부한다. <범죄도시4>가 어떤 영화일지 더 궁금하다면 꼭 읽어보시길 권한다.

〈범죄도시4〉
〈범죄도시4〉

 


〈범죄도시4〉
〈범죄도시4〉

잔혹한 살상 행위를 서슴지 않는 빌런 백창기(김무열)가 홀로 자신을 대적하러 온 마석도(마동석)에게 묻는다. “혼자서?”. 마형사가 가볍게 응수한다. “응 외롭지”. 실소를 참기 어려운 이 장면은 <범죄도시>(2017)에서 선보였던 마동석표 유머를 재치 있게 변주한다. 이번 영화에서도 곳곳에 마동석표 유머를 시전한다. 특히 <범죄도시4>는 온라인 불법 도박이라는 새로운 소재에 맞게 디지털 문맹 캐릭터로 변한 마석도의 모습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클라우드 동기화’의 새로운 의미를 깨닫게 된다면 올라가는 입꼬리를 말릴 수 없을 것이다. 액션은 더 빨라지고 더 강해졌다. 더욱 커진 타격음은 마동석의 맨주먹 액션에 더 강한 힘을 불어넣는다. 아마 관객들은 마동석의 주먹으로 찰지게 내리꽂는 난타 공연실황을 감상할 수 있으리라.

씨네플레이 추아영 기자


어쩌다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식사하게 되면 고민에 빠진다. 늘 먹던 음식을 주문할까, 신메뉴를 주문할까. 음식 사진 한편에 자그마한 글씨로 쓰인 ‘시그니처’와 ‘뉴’를 번갈아 보며 ‘똑같은 건 지겹다’와 ‘굳이 도전을?’이라는 생각이 동시에 떠오른다. 이러한 손님의 고민을 목도한 가게 사장님은 반반 메뉴를 내놓는다. 과거와 미래를 모두 맛볼 수 있는.

〈범죄도시4〉
〈범죄도시4〉

 

<범죄도시 4>는 전편의 갈무리이자 마동석 유니버스의 미래상이다. 총 4편의 <범죄도시> 시리즈는 크게 마동석 유니버스의 빌드 업 단계인 1, 2편과 변주의 3, 4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편과 2편은 각각 장첸(윤계상), 강해상(손석구)이라는 매력적인 빌런의 등장과 그와 오로지 몸으로 맞서는 마석도 형사(마동석)의 묵직한 액션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무엇보다 “혼자야?”/”어 아직 싱글이야”(1편의 장첸과 마석도의 대화)와 “5 대 5로 나눌까?”/”누가 5야?”(2편의 강해상과 마석도의 대화) 등 찰진 말맛의 장면으로 영화는 빠르게 천만 대열에 올라섰다.

그러나 <범죄도시> 1편과 2편은 늘 ‘마동석 원툴’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그렇게 2023년 개봉한 3편은 전작들과 사뭇 다른 진행으로 호불호가 극명히 나뉜 평을 들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빌런의 다양화이다. 영화는 사건의 스케일이 키우며 각 지점을 이끌 다양한 빌런을 배치했고 그들의 관계성에 집중했다. 문제는 풍성해진 만큼 <범죄도시> 특유의 시원하고 깔끔한 사건 전개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범죄도시 4>는 전작의 아쉬움을 액션에 전념하는 방식으로 극복했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상징인 마석도의 묵직한 펀치에 새로운 빌런 백창기(김무열)의 날렵한 액션이 더해졌다. 틈틈이 사건의 무게감을 상기시키면서도 특유의 유머를 놓치지 않는다. 이러듯 <범죄도시 4>는 시리즈가 균형을 찾아가는 과도기의 좋은 예를 보여준다.

씨네플레이 이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