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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 Entertainment Magazine fr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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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한국 흥행 TOP 10

씨네플레이

2023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추락의 해부>가 10만 관객을 돌파했다. 팬데믹 이후 다양성 영화가 관객 10만 명을 넘는 경우는 현저히 줄어든 터라 더욱 반가운 흥행이다. <추락의 해부>를 포함해 한국에 개봉한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 가운데 상위 10개 작품을 정리했다.​


10

더 스퀘어

The Square

2017년 수상 / 2018년 8월 개봉

1.7만 명

〈더 스퀘어〉
〈더 스퀘어〉

스웨덴 감독 루벤 외스틀룬드는 황금종려상을 두 번 받은 9명의 감독 중 하나다. 칸의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네 번째 장편 <포스 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2014)부터 한국 극장가에 처음 정식으로 소개됐음에도 불구하고, 다음 두 작품이 칸 경쟁부문에 초청돼 모두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고 모두 한국 시장에서도 준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외스틀룬드의 첫 영어 영화이기도 한 <더 스퀘어>는 스톡홀름 미술관 수석 큐레이터 크리스티안(클레에스 방)의 이야기다. 사각형의 구역 안에서 서로를 보살피고 도와주자는 프로젝트인 ‘더 스퀘어’를 준비 중에 있는 그의 일상은 안식은커녕 미친 듯이 꼬여만 간다. 2010년대 중반 유럽 국가 중 가장 많은 시리아 난민을 수용한 스웨덴이 배경이라는 걸 떠올리면 영화의 블랙코미디가 조준하는 지점은 명확해진다.


9

트리 오브 라이프

The Tree of Life

2011년 수상 / 2011년 10월 개봉

5.2만

〈트리 오브 라이프〉
〈트리 오브 라이프〉

 

​테렌스 맬릭은 1970년대에 걸작 <황무지>(1973), <천국의 나날들>(1978)을 만들고 20년간 침묵을 지키다가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전쟁 영화 <씬 레드 라인>(1998)으로 돌아와 그로부터 다시 7년 후 미국 대륙 개척기의 사극 <뉴 월드>를 발표하던 때만 하더라도 과작의 감독으로 자주 언급됐다. <천국의 나날들>로 칸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는 그는 야심찬 가족영화 <트리 오브 라이프>로 32년 만에 칸 경쟁부문에 초청돼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다. 권위적인 아버지(브래드 피트) 아래 자란 중년 남성(숀 펜)의 유년 시절과 우주의 기원을 담은 그래픽적인 이미지를 웅장하게 배치한 <트리 오브 라이프>는 수많은 매체로부터 2011년 최고의 영화로 손꼽혔지만, 적지 않은 평자들이 허장성세로 가득한 영화를 비판하기도 했다.


8

가장 따뜻한 색, 블루

La Vie d'Adèle: Chapitres 1 et 2

2013년 수상 / 2014년 1월 개봉

5.6만

〈가장 따뜻한 색, 블루〉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칸 영화제 최초로 감독과 두 배우가 함께 황금종려상을 받은 <가장 따뜻한 색, 블루>는 쥘리 마로의 만화 「파란색은 따뜻하다」를 원작으로 한 퀴어 영화다. 튀니지계 프랑스 감독 압델라티프 케시시는 전작 <생선 쿠스쿠스>(2007)와 <블랙 비너스>(2010)를 베니스 영화제의 초청을 받았지만, <가장 따뜻한 색, 블루>로 처음 칸 경쟁부문에 초청돼 바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평범하게 일상을 살아가던 15세 소녀 아델은 거리에서 파란 머리의 화가 엠마를 만나게 되면서 전혀 몰랐던 욕망에 눈 뜨고, 영화는 아델과 엠마의 사랑을 처음부터 끝까지 밀착해 보여준다. 명감독들이 사랑하는 프랑스의 대표 배우 레아 세이두뿐만 아니라, 주인공 아델(원작 속 이름은 클레멘타인이지만 배우의 이름을 맞춰 바꿨다)을 연기한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 역시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됐다. 러닝타임이 3시간이고, 한국 개봉 당시 스크린수도 40개도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5만 명이 훌쩍 넘는 관객들이 영화를 찾았다.


7

슬픔의 삼각형

Triangle of Sadness

2022년 수상 / 2023년 5월 개봉

5.8만

〈슬픔의 삼각형〉
〈슬픔의 삼각형〉

 

​루벤 외스틀룬드는 <더 스퀘어>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뒤 “'자본으로서의 외모'와 '화폐로서의 아름다움'을 기본 테마로 하여 패션계와 부유층에 대한 '거친' 풍자를 담은” 작품이라며 다음 작품 <슬픔의 삼각형>을 소개한 바 있다. 그리고 5년 뒤 <슬픔의 삼각형>을 칸 경쟁부문이 초청됐고, 외스틀룬드는 두 번째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았다. 한 감독의 연이은 두 작품이 황금종려상을 받은 사례는 빌 어거스트(<정복자 펠레>, <최선의 의도>), 미카엘 하네케(<하얀 리본>, <아무르>)와 더불어 세 번째 사례. 다양한 사람들이 승선한 호화 크루즈가 무인도에 좌초되면서 계급이 전복되는 상황을 그리면서 우악스럽게 계급 문제를 비꼬는 블랙코미디에 대한 호불호가 뚜렷했지만, 막 엔데믹을 맞이한 시점에 한국 시장에 개봉한 <슬픔의 삼각형>은 전작 <더 스퀘어>보다 3배가 훌쩍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6

아무르

Amour

2012년 수상 / 2012년 12월 개봉

8.2만

〈아무르〉
〈아무르〉

1997년 작 <퍼니 게임>부터 모든 작품을 칸 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한 미카엘 하네케는 두 번의 황금종려상과 더불어 심사위원대상(<피아니스트>), 감독상(<히든>)까지 수상할 만큼 칸과 연이 깊은 감독이다. 2012년 황금종려상 수상작 <아무르>는 제목처럼 ‘사랑’ 이야기다. 주인공은 평화롭게 노후를 보내던 음악가 출신의 노부부 조르주와 안느. 어느 날 갑자기 안느가 마비 증세를 일으키고 반신불수가 되고, 조르주는 아내를 돌보지만 하루하루 병세가 악화되는 아내를 보면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는 시놉시스. 하지만 관객을 심리적으로 궁지에 모는 데에 탁월한 재능이 있는 하네케의 영화인 만큼 노부부의 절절한 사랑으로 단정 지을 수 없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전작 <하얀 리본> 관객수의 7배에 달하는) 8만 명이 넘는 성적을 기록했다.


5

나, 다니엘 블레이크

I, Daniel Blake

2016년 수상 / 2016년 12월 개봉

10.2만

〈나, 다니엘 블레이크〉
〈나, 다니엘 블레이크〉

 

영국을 대표하는 거장 켄 로치 역시 칸의 총애를 받는 감독이다. 1981년 <외모와 미소>로 처음 칸 경쟁부문에 오른 이후 작년 <나의 올드 오크>까지 총 15편이 황금종려상 후보로 지목됐고, 2006년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과 10년 뒤인 2016년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60년대부터 영화를 만들어온 로치의 만년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평생 목수로 살다가 심장병이 악화돼 더 이상 일을 해나갈 수 없는 다니엘이 온갖 복잡한 관료 절차 때문에 복지를 받을 수 없던 중에 두 아이와 사는 싱글맘 케이티를 도우면서 서로 의지하는 걸 그렸다. 데뷔 이래 줄곧 서민들의 삶에 초점을 맞춰온 로치가 보여준 나이와 성별을 뛰어넘는 연대의 힘은 한국 관객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졌다.


4

추락의 해부

Anatomie d'une chute

2023년 수상 / 2024년 1월 개봉

10.3만

〈추락의 해부〉
〈추락의 해부〉


​프랑스 감독 쥐스틴 트리에는 2023년 <추락의 해부>로 1993년 <피아노>의 제인 캠피온, 2021년 <티탄>의 줄리아 뒤쿠르노에 이어 세 번째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여성 감독이 됐다. 다큐멘터리를 만들며 영화계에 발을 들여 2013년 <공포의 시대>로 첫 장편 극영화를 내놓은 트리에는 세 번째 장편 <시빌>로 처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지만 무관에 그쳤고, 다음 작품 <추락의 해부>로 황금종려상을 차지했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남편 아르튀르 아라리(<오노다: 정글에서 보낸 10 000일> 등을 연출한 감독이기도 하다)와 시나리오를 함께 쓴 <추락의 해부>는 프랑스인 남편이 돌연 추락사하고 용의자로 지목된 독일인 작가 산드라가 재판받는 과정을 밀접하고 집요한 카메라로 잡아내는 연출로 관객에게 오락적인 재미까지 선사했다.


3

어느 가족

万引き家族

2018년 수상 / 2018년 7월 개봉

17.6만

〈어느 가족〉
〈어느 가족〉

칸의 편애를 받는 아시아 감독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를 빼놓을 수 없다. 옴진리교 테러 사건을 소재로 한 <디스턴스>(2001)부터 최신작 <괴물>(2023)까지, 거의 모든 작품이 칸 영화제의 크고 작은 부문을 통해 소개되었다. 그리고 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2018년엔 <어느 가족>이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가족’은 고레에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데, 피가 섞이지 않는 여섯 사람이 좀도둑질과 노인 연금으로 함께 살아가는 가정을 그려낸 <어느 가족>은 점점 커지던 한국 내 고레에다 영화 수요층과 맞물려 18만 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만났다. 고레에다가 송강호 아이유 강동원과 함께 ‘한국’영화 <브로커>(2022)를 연출하게 된 것도 <어느 가족>의 영향이 크다고 할 만하다.


2

화씨 9/11

Fahrenheit 9/11

2004년 수상 / 2004년 7월 개봉

17.7만

〈화씨 9/11〉
〈화씨 9/11〉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칸 그랑프리를 받은 2004년. 그해 황금종려상은 미국의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가 9.11 테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채 배후를 이라크로 속단하고 침공한 조지 W. 부시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화씨 9/11>이 수상했다. 칸 경쟁부문에 극영화가 아닌 다큐멘터리가 초청된 것도 이례적이었는데 최고상까지 받았다는 점에서 다분히 정치적인 선택이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화씨 9/11>은 칸 영화제가 폐막하고 2달, 미국 개봉 1달 만인 2004년 여름방학 시즌에 한국 관객을 만나기 시작했다. 귀여니 소설을 원작으로 한 <늑대의 유혹>과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가 박스오피스에서 경합을 벌이던 시기, 차트 6위로 데뷔한 <화씨 9/11>은 약 18만 관객을 동원했다.

 


1

기생충

2019년 수상 / 2019년 5월 개봉

1031만

〈기생충〉
〈기생충〉

 

봉준호 감독은 <괴물>(2006)과 <마더>(2009)로 각각 칸 ‘감독주간’과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고, ‘플랜 B’ ’넷플릭스’와 함께 만든 글로벌 프로젝트 <옥자>로 2017년 처음 경쟁부문 후보에 올랐다. 그리고 한국영화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았다. 하지만 이것은 <기생충>이 차지할 영광의 시작에 불과했다. 칸 영화제가 막을 내리고 닷새 후 한국에 개봉한 <기생충>은 천만 관객을 돌파했고, 11월 미국에도 개봉해 상당한 흥행 성적을 거둔 데 이어, 이듬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외국어영화상을 휩쓰는 기염을 토했다. 칸 황금종려상, 자국 내 흥행 대성공, 오스카 작품상이라는 성과를 거둔 작품은 세계 영화사 통틀어 <기생충>이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