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77회 칸영화제가 오는 5월 14일부터 5월 25일까지 열린다. 앞서 알려진 대로 올해의 심사위원장은 <바비>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그레타 거윅 감독이 맡았다. 칸영화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영화제 라인업이 공식적으로 공개되었다. 올해 공식 경쟁 부문에는 할리우드 영화 역사의 산증인인 노장 감독들이 대거 자리한다. 특히 황금종려상을 두 번이나 받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최신작 <메갈로폴리스>는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과 폴 슈레이더 감독의 새 영화도 진출했다. 이외에도 션 베이커, 안드레아 아놀드, 알리 아바시, 요르고스 란티모스, 자크 오디아르, 지아장커,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 등이 진출했다. 2024 칸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에 진출한 기대작 몇 편을 정리한다.
<슈라우드>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바디 호러의 대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은 오랫동안 칸에서 사랑받은 감독이다. 이번 칸영화제는 그의 영화가 일곱 번째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영화제가 된다. 그는 1996년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은 <크래쉬>로 처음 칸영화제에 참여했다. 이후 <스파이더>(2002), <폭력의 역사>(2005), <코스모폴리스>(2012),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맵 투 더 스타>(2014)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최신작 <슈라우드>(The Shrouds)는 아내를 잃고 슬퍼하는 한 창의적인 사업가가 죽은 자와 소통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이야기다. 뱅상 카셀, 다이앤 크루거, 가이 피어스, 샌드린 홀트가 주연을 맡았다. <슈라우드>는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가장 긴 영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러닝 타임이 119분으로, 115분이었던 <데드 링거>와 <네이키드 런치>보다 조금 더 길어졌다. <미래의 범죄들>(2022)의 촬영감독 더글라스 코흐와 편집자 크리스토퍼 도날드슨, 캐나다의 영화 음악 작곡가 하워드 쇼어가 이번 작품도 함께한다.
<리모노프: 더 발라드>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의 영화가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2018년 <레토>, 2021년 <페트로프 플루>, 2022년에는 <차이콥스키의 아내>가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키릴 세레브렌니코프의 <리모노프: 더 발라드>(Limonov: The Ballad)는 엠마뉘엘 카레르의 소설 「리모노프」를 원작으로 한 전기 영화다(카레르는 <두 세계 사이에서> 등을 연출한 영화감독이기도 하다). 혁명가이자 칼날을 휘두르는 시인이었던 에두아르드 리모노프의 인생을 따라간다. 파벨 포리코브스키(<콜드 워>), 벤 홉킨스(<로스트 인 카라스탄>),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이 공동 각본을 맡았으며, 러시아에서 추방되었지만 공산주의가 몰락한 후 다시 돌아와 국민 볼셰비키당을 창당하는 급진적인 시인 리모노프 역은 벤 위쇼가 맡았다.
<메갈로폴리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올해 칸영화제에 진출한 최신작 중 오스카 5회차 수상자이자 황금종려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최신작보다 더 많은 기대를 모으는 영화는 없다. <메갈로폴리스>(Megalopolis)는 할리우드의 상징과도 같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무려 30년 동안 준비해 온 작품으로 많은 이들을 기다리게 했다. 대재앙 이후 뉴욕시를 유토피아로 재건하려는 한 건축가의 이야기를 다룬 SF로 아담 드라이버,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나탈리 엠마뉴엘, 오브리 플라자, 캐스린 헌터, 제이슨 슈왈츠먼, 탈리아 샤이어, 로렌스 피시번, 존 보이트, 더스틴 호프만 등이 출연한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은 거의 60년 전인 1967년 <유어 빅 보이 나우>로 처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그는 1974년 <컨버세이션>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1979년 <지옥의 묵시록>으로 다시 황금종려상을 수상(폴커 슐렌도프르의 <양철북>과 공동 수상)하면서 칸영화제의 최고상을 2회 수상한 10명의 감독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새> 안드레아 아놀드

<새>(Bird)는 안드레아 아놀드가 칸영화제에서 네 번째로 경쟁하는 작품이다. 이번 작품 이전에 출품한 세 작품 <붉은 거리>(2006), <피쉬 탱크>(2009), <아메리칸 허니: 방황하는 별의 노래>(2016)는 모두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안드레아 아놀드는 자신이 잘 아는 장소인 영국 교외로 돌아온다. 그의 최신작 <새>는 켄트주 북부에서 아이들을 돌볼 시간이 많지 않은 아버지와 사춘기가 다가오는 12살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배리 케오간과 프란츠 로고스키가 주연을 맡아 열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어프렌티스> 알리 아바시

이란계 덴마크 출신의 감독 알리 아바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전기 영화로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다.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는 도널드 트럼프의 초기 생애를 다룬다. 도널드 트럼프가 1970년대와 80년대에 우파 변호사이자 정치 해결사인 로이 콘의 도움을 받아 어떻게 부동산 제국을 건설했는지 탐구한다. 세바스찬 스탠이 트럼프 역을, 에미상 수상자 제레미 스트롱이 콘 역을, 오스카상 후보에 오른 마리아 바칼로바가 이바나 트럼프 역을 맡았다. 또 마틴 도노반이 도널드의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 역을 연기한다. 알리 아바시는 2022년 <성스러운 거미>로 처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이 영화로 이란의 배우 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가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오, 캐나다> 폴 슈레이더

<오, 캐나다>(Oh, Canada)는 폴 슈레이더 감독이 거의 40년 만에 처음으로 칸 경쟁 부문에 진출하게 된 작품이다. 러셀 뱅크스 작가의 소설 「Foregone」(과거의)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베트남 참전을 피하기 위해 캐나다로 도망친 6만 명의 징집 회피자 및 탈영병 중 한 명인 레너드 파이프가 신화화된 자신의 삶을 탈신화화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비밀을 공유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오, 캐나다>는 리차드 기어, 우마 서먼, 제이콥 엘로디, 마이클 임페리올리가 출연하는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은다. 이번 영화에서 리차드 기어와 제이콥 엘로디는 한 인물을 연기한다. 주인공 레너드 파이프의 젊은 시절을 제이콥 엘로디가, 노년을 리차드 기어가 맡아 그의 인생을 그려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