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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놈: 라스트 댄스〉 등 10월 넷째 주 개봉작 전문가 별점

씨네플레이

 


베놈: 라스트 댄스

감독 켈리 마르셀

출연 톰 하디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흥부자, 정말 춤을 출 줄이야…!

★★☆

시리즈 중 가장 좋다. 오해는 말자. 1, 2편이 워낙 어정쩡하고 엉성했으니 낮은 기대치가 안기는 베네핏이 있다. 어쨌든, 전과 달리 액션 볼거리는 챙겼고 팀워크(?)도 잘 활용했다. 그러나 베놈의 ‘유머’와 흥’은 여전히 적응이 어려운 영역. 진짜 춤을 출 줄이야…

 


룸 넥스트 도어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출연 틸다 스윈튼, 줄리안 무어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어떻게 살 것인가를 넘어, 어떻게 떠날 것인가

★★★★

삶의 끝에서 질병이 원하는 모습으로 떠나지 않으려는 결심. 그것은 무책임한 포기가 아니라, 내가 나 자신으로 존재하기 위해 애쓰며 살아온 시간에 대한 존엄을 지키려는 것에 가깝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넘어 존엄을 지키는 생의 마지막을 둘러싼 논의는 이제 우리에게 시작되어야만 한다. 한 인물이 선택한 존엄사와 그 조력을 둘러싼 두 여성의 여정을 그린 이 영화의 화두는 그런 이유로 적절히 당도한 제언이다. 개인의 마지막뿐 아니라 지구 전체의 것까지 시종 죽음을 말하지만, 역설적으로 빛나는 생의 감각과 색들이 선연한 영화다.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풍성한 문화적 여정을 경유하는 과정에서는 예술의 목적과 가치를 되새기게 되기도 한다. 예술은 삶을 위로할 뿐 아니라 죽음의 공포 역시 다독인다. 여전한 알모도바르의 인장 안에서 틸다 스윈튼과 줄리안 무어가 나란한 풍경 자체만으로도 관람의 가치는 충분하다. 언제 또 이 같은 눈과 귀의 호사를 누릴 것인가.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삶은 결국 죽음 옆에 놓인다

★★★☆

우리의 삶은 결국 죽음 옆에 놓일 것이다. 삶이라는 문이 닫힐 때까지. 여기, 스스로 그 문을 닫으려는 여자가 있다. 여자는 친구에게 부탁한다. 그 순간이 올 때, ‘옆방(Room Next Door)’에 있어 달라고. <룸 넥스트 도어>는 두 여자의 상황과 대화를 통해 삶과 죽음을 병치시킨다. 존엄사를 다룬 영화라고만 소개하는 건, 이 영화에 대한 감상을 축소시키는 일일 것이다. 전쟁과 기후 위기 등을 대화 속으로 끌어오면서 영화는 죽음에 대한 사유를 넓힌다. 시그리드 누네즈의 소설 「어떻게 지내요」가 원작. 텍스트가 스크린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알모도바르의 색깔들이 속속 입혀졌다. 무엇이든 자기화하는 알모도바르의 알록달록한 개성은 죽음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다.

 


폭설

감독 윤수익

출연 한해인, 한소희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

★★☆

십대 시절 단짝이었던 두 친구의 이야기. 예고를 다니는 윤설(한소희)과 수안(한해인). 윤설은 이미 스타이고, 수안은 그런 친구를 좋아하며 한편으론 동경한다. 이후 수안도 배우가 되고, 그들은 오랜만에 재회하며, 함께 서핑을 한다. 청춘의 성장담이자 퀴어 영화인데, 뭔가 머뭇거리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만 그럼에도 묵묵히 전진한다. 몰아치는 파도나 설경 등 강원 지역의 풍경이 시각적 청량감을 준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무드를 위한 무드

★★☆

촬영은 몽환적이고, 음악은 감미롭고, 한소희와 한해인은 예쁘다. 그러나 이 모든 샤방한 것들은 한데 모아 응축시켜 주는 무언가가 공허하다. 서사보다는 무드로 방향키를 잡은 것은 보이지만, 무드를 위한 무드가 이어지니 감상도 희뿌옇게 흩어진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눈부시게 시린 두 여성의 사랑

★★

2018년에 제작된 한소희의 첫 스크린 데뷔작. 예술고등학교에서 만난 두 여성의 우정과 사랑을 복잡미묘한 감정선으로 그린 퀴어 로맨스 영화다. 출연 당시 데뷔 2,3년차 신인이었던 한소희와 한해인의 앳된 외모를 넘어서는 다부진 연기에 매료된다. 강릉의 겨울 바다와 폭설의 이미지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주인공들의 사랑에 색채를 부여한다. 이미지에 치중한 나머지 서사의 아쉬움이 남는다. 

 


세상 참 예쁜 오드리

감독 이영국

출연 김정난, 박지훈, 김보영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우리 엄마

★★★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정통 가족 드라마다.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엄마와 돌봄 청년이 된 아들, 가족과 담을 쌓은 여동생이 갈등과 화해를 겪으면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된다.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로 신파를 덜고 담백한 감동을 선사한다. 엄마 역을 맡은 김정난이 연기 경력 37년차 배우의 내공을 발휘해 보는 이들을 눈물짓게 한다. 박지훈은 탄탄한 연기력으로 드라마의 구심점 역할을 제대로 해낸다. 

 


공작새

감독 변성민

출연 HAEJUN(해준), 김우겸, 고재현, 황정민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트랜스젠더의 귀향

★★★

왁킹 댄서인 신명(해준)은 트랜스젠더. 아버지의 죽음으로 어쩔 수 없이 고향으로 돌아가지만, 남자로 태어나 여자로 살아가는 그의 모습을 반기지만은 않는다. <공작새>는 다양한 겹으로 읽을 수 있는 영화다. 일단 스트리트 댄서로 유명한 해준의 퍼포먼스가 강렬한 댄스 영화이면서, 성소수자와 가족과의 갈등을 서사의 축으로 삼는 퀴어 영화이다. 여기에 무속적 요소가 결합되며, 주인공의 가계도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비밀이 밝혀지는 미스터리 구조도 있다. 독특한 결을 지닌 작품.

 

정유미 영화저널리스트

자기만의 색깔이 확실한 영화

★★★☆

영화제 수상을 휩쓴 <신의 딸은 춤을 춘다>(2020)를 비롯해 다수의 단편으로 주목받은 변성빈 감독의 장편 데뷔작. 이 영화도 영화제에서 인정받은 수상작이다. 전작에서 이미 한차례 트랜스젠더와 왁킹댄스를 다뤘던 감독이 이번엔 농악과 굿이라는 한국적인 소재를 접목해 신명나는 춤판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사회적 편견과 차별에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색을 활짝 펼치는 주인공 신명을 연기한 해준의 기세 넘치는 춤에 압도당한다. 

 


더 킬러스

감독 김종관, 노덕, 장항준, 이명세

출연 심은경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스타일리시 옴니버스

★★★☆

헤밍웨이의 단편을 토대로 에드워드 호퍼의 회화를 시각적 모티프로 삼고 심은경이 연결 고리 역할을 하는, 네 명의 감독이 만난 영화. ‘타깃을 오인한 킬러’라는 테마가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된다. 뱀파이어 호러, 블랙 코미디, 스릴러 액션 그리고 무성영화 스타일 등 다양한 장르적 요소가 뒤엉킨다. 이야기는 어쩌면 스타일을 위한 하나의 구실일지도. 원작 소설은 하나의 상황을 제공하고, 그 안을 김종관, 노덕, 장항준, 이명세 네 감독이 각자의 색채로 채워나간다. ‘4인4색’이라는 표현이 명확하게 들어맞는, 개성 있는 옴니버스 프로젝트.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한국 영화에 실험을 허하라 

★★★☆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단편 소설 「살인자들」과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을 모티프로 한 네 편의 단편을 모은 옴니버스 영화. 등에 칼이 꽂힌 채 바를 찾은 남자의 변신을 그린 김종관 감독의 <변신>, 살인 청부 의뢰로 인해 벌어지는 소동을 코믹하게 다룬 노덕 감독의 <업자들>, 연쇄살인범을 좇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반전을 꾀한 장항준 감독의 <모두가 기다린다>,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이명세 감독의 영화적 실험으로 가득한 <무성영화>까지 감독들의 야심찬 시도가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온다. 작품마다 천의 얼굴을 보여주는 심은경의 연기가 번뜩이는 단편들에 화룡점정을 찍는다. 

 

 


개그맨

감독 전승표

출연 허지원, 남연우, 고원희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유튜버 스릴러

★★★

사이버렉카, 떡상, 학폭 이슈 등 유튜버 세계의 이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장르로 풀어낸 영화. 최근 이러한 소재를 담고 있는 영화들이 종종 등장하는데, <개그맨>은 그 영화들 중에 가장 극단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개그맨 출신 인플루언서 한 명을 놓고 기생하는 존재들과, 그들 사이의 먹이사슬과, 결과적으로 분출되는 광기를 담아내는데, 영화는 제어할 수 없는 롤러코스터를 탄 듯 진행된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누가 나를 미치게 하는가

★★★

인터넷 방송의 어두운 면을 들추는 블랙 코미디. 전승표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떡상’을 꿈꾸는 BJ가 욕망의 늪에 빠져드는 과정을 현실적으로 그렸다.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사이버렉카, 학폭 논란, BJ들의 시비와 싸움 등 현실 세태를 반영한 묘사가 실감 난다. 금전지상주의,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사회를 신랄하게 풍자하면서 씁쓸한 자조를 섞었다. BJ로 분한 허지원, 남연우, 고원희의 연기 폭주가 기대 이상이다. 

 


리틀 엠마

감독 레오 루이스 랴오

목소리출연(더빙) 정해은, 김다올, 박시윤, 김용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작지만 강한 소녀의 모험

★★★

안데르센의 동화 「엄지공주」를 떠오르게 하는 작은 소녀가 주인공으로 나선 애니메이션. 동물 마을에 사는 소녀 엠마가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소인국 섬을 찾아 떠나는 모험을 그렸다. 앙증맞고 씩씩한 소녀 캐릭터와 개성 강한 동물 캐릭터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가운데, 소녀의 성장 스토리와 다름을 인정하고 공존하는 메시지가 어린이들에게 용기를 불어넣는다. 

 


마이펫의 컴백홈 어드벤처

감독 케빈 도노반, 고트프리드 루트

목소리출연 빌 나이, 수잔 서랜든, 브룩 쉴즈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개와 고양이의 가족 찾아 삼만리

★★☆

가족들의 이사 때문에 비행기 화물칸에 탑승했던 반려견과 반려묘가 항공회사의 수화물 실수로 낙오된다. 티격태격하던 개와 고양이가 가족들의 새 보금자리인 솔트레이크시티로 향하는 여정에 쥐, 도마뱀, 토끼, 족제비 등 다양한 동물들이 나타나면서 우여곡절 소동을 겪는다. 동물들의 모험에 잃어버린 개와 고양이를 찾으려는 남매의 활약이 더해져 모험극의 재미는 두 배가 된다. 어린이들이 선호하는 동물 애니메이션으로 캐릭터는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