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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한국영화 기대작②] 〈소방관〉 신파 없이 정공법으로 돌파하다!

추아영기자
〈소방관〉
〈소방관〉 기자 간담회 - (왼쪽부터) 오대환, 김민재, 이유영, 주원, 유재명, 장영남


“내가 니 시다바리가?”, “니가 가라… 하와이” 등 숱한 명대사를 남긴 영화 <친구>를 탄생시킨 곽경택 감독이 소방관의 숭고한 희생을 그린 영화 <소방관>으로 돌아왔다. 곽경택 감독은 전작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2019)에서 장사상륙작전의 실화를 바탕으로 772명의 학도병들의 희생을 그린 데 이어, 이번 영화에서도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당시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들의 희생을 담아낸다. 12월 4일 개봉에 앞서 지난 11월 25일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기자 간담회가 진행됐다. 간담회에는 곽경택 감독과 주연 배우 주원을 비롯해 유재명, 장영남, 김민재, 오대환 배우가 참석했다. 영화 <소방관>에 대해 설명하는 감독과 배우들의 말을 전한다. 


〈소방관〉
〈소방관〉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이 일어났던 그때로 돌아간다. 한 명이라도 더 살려내기 위해 불철주야로 고생하는 서부소방서의 소방관들. 자신의 목숨보다 구조대상자의 생명이 우선인 구조반장 진섭(곽도원)이 이들을 이끈다. 서부소방서에 신입 소방관 철웅(주원)이 투입된다. 처음 발령받아 정신없는 철웅은 현장에서 장비 하나도 제대로 챙기기 어렵다. 뜨거운 동료애를 쌓아가던 그들에게 어느 날, 거대한 화마가 덮친다. 


2001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실화 영화화

〈소방관〉
〈소방관〉

 

2001년 3월 4일 새벽 3시 47분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홍제동 다세대 주택에서 방화로 인해 발생한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은 당시 서울 서부소방서에 근무 중이던 소방관 6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3명이 큰 부상을 입은 대형 참사였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비로소 소방관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처우가 알려졌다. <소방관>은 이 참혹한 사건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작품이다. 영화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기꺼이 몸을 던진 소방관들의 용기와 희생의 이름을 스크린 위로 불러 모은다.

〈소방관〉 곽경택 감독 (사진 제공 = 호호호비치)​
〈소방관〉 곽경택 감독 (사진 제공 = 호호호비치)​

직접 각본 작업에도 참여한 곽경택 감독은 이번 작품에 임한 자세로 가장 먼저 “재주나 테크닉보다는 치열함과 진지함으로 겨루자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덧붙여 그의 진정성 어린 연출 계기도 밝혔다. “시나리오는 전작의 후반 작업을 할 때 받았다. 처음에는 전작에서 학도병의 희생을 보여준 데 이어, 소방관의 희생을 보여 줘야겠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서 고사했다. 하지만 소방관분들에 대한 부채 의식 같은 것이 저의 마음에 자리 잡고 있는 걸 스스로 느꼈고, 그렇다면 좋은 작품을 만들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소방관〉 주원  (사진 제공 = 호호호비치)
〈소방관〉 주원  (사진 제공 = 호호호비치)
〈소방관〉 장영남 (사진 제공 = 호호호비치)
〈소방관〉 장영남 (사진 제공 = 호호호비치)

 

실화를 다루는 작품에 임하는 배우들의 마음도 무거웠다. 주원 배우는 “촬영장에서 행복하고 즐겁게 촬영했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작품이다 보니 마음 한편에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소방관분들의 노고를 생각하며 연기에 임했다”며 작품에 임한 진중한 각오를 밝혔다. 구조대원 서희 역을 맡은 이유영 배우는 “<소방관> 시나리오를 만난 후에 이 사건에 대해 자세하게 알게 됐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에 다큐멘터리 영상이 나오는데, 그 다큐멘터리를 정말 얼마나 많이 봤는지 모르겠다. 이 사건이 많이 알려줬으면 좋겠다”며 준비 과정에 대해 전했다. 장영남 배우는 이번 작품에서 소방관의 가족 역할을 맡았다. 장영남은 “소방관의 가족들이 안고 있는 마음이 어떨까. 그 심정에 대해서 간접적으로나마 잘 전달하기 위해 진심을 담아 연기했다”고 말했다. 


소방관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희생 

〈소방관〉
〈소방관〉

 

곽경택 감독은 최대한 실화를 왜곡하지 않기 위해 정공법으로 승부한다. 감독은 영화 속에서 신파적 요소를 최대한 덜어내고 깔끔한 연출을 선보인다. 신파가 덜어진 빈자리에는 소방구조대원들의 열악한 환경에 대한 묘사로 가득하다. 현장에서 부상을 입는 동료들을 목격한 인물 진섭의 말대로 방화복은 “방화복이 아니라 방수복에 가깝다”. 애초에 장갑은 소모품이라 지급 품목에도 없고, 소방관들은 불의 뜨거움이 그대로 느껴지는 목장갑을 끼고 현장에 투입된다. 정작 소방관의 처우 개선을 위해 쓰여야 할 소방 예산은 불꽃놀이에 쓰인다. 이에 더해 소방차의 현장 진입을 가로막아 화재 진압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하는 불법 주차 차량을 처리할 법안마저 마련되어 있지 않다. 현장에서 땀과 눈물을 흘리고 살갗을 태워 가며 사람들은 구조하는 소방관들은 당시 국가 공무원으로 인정받지도 못했다(2001년 기준). 영화는 이러한 부조리를 조금의 숨김도 없이 고스란히 드러낸다. 


저승사자의 도포 자락처럼 퍼진 검은 연기

〈소방관〉
〈소방관〉

 

영화 속 저승사자의 도포 자락처럼 검은 연기로 가득 찬 화재 현장은 지옥을 방불케 한다. <소방관>은 CG를 최소화하고 실제 화재 진압 훈련을 소화하는 등 실제에 가까운 화재 현장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영화는 카메라 안팎에서 불을 지피고 끄기를 반복했다. 배우들은 산소마스크를 착용하고 불속으로 들어가고, 촬영팀은 마치 다큐멘터리의 탐사팀처럼 검은 연기 속에서 이들을 쫓으며 실감 나는 화재 장면이 만들어졌다. 특히 소방관 기철 역으로 출연한 이준혁 배우는 스턴트 없이 등에 불을 붙인 연기를 선보여 현장에서 박수를 끌어냈다. 

〈소방관〉
〈소방관〉

CG가 아닌 실제 불을 다루는 촬영은 쉽지만은 않았다. 곽경택 감독은 “첫 테스트 촬영을 할 때, 컨테이너 안에 가구들을 갖다 놓고 촬영했다. 근데 갑자기 큰 바람이 한 번 불자 순식간에 컨테이너가 화염에 휩싸였다. 소화기와 물로 그것을 진압했던 섬뜩한 기억이 있다. 그때 이 영화를 찍다가 사고가 나면 내 잘못이라는 생각을 했다. 스태프와 배우가 다치지 않도록, 화재씬을 찍을 때마다 초긴장 상태로 임했다”며 촬영 일화를 전했다. 실제로 불을 활용하면서 피어오른 검은 연기를 조절하는 것도 중요한 임무였다. 곽경택 감독은 “검은 연기를 다른 작품에서 왜 표현하지 않았는지 알겠더라. 연기가 메워지면 보이는 게 없다. 배우들이 사물을 볼 수 있는 정도로 연기를 조절하는 게 관건이었다”고 전했다. 

〈소방관〉
〈소방관〉

감독의 진정성을 향한 일념과 겸허한 자세, 불속으로 뛰어든 배우와 스태프들의 노고는 영화의 리얼리티를 최대한 살려낸다. 그럼에도 주연 배우의 논란으로 인물에게 감정을 이입할 수 없는 점은 이 영화의 약점으로 크게 작용하지만, 신파적 연출이 아닌 정공법으로 돌파한 영화의 기지는 관객에게 한방의 눈물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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