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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미키17〉, "미키가 꾸역꾸역 살아남은 건 결국 사랑 덕분"

데일리뉴스팀
봉준호 감독[촬영 연합뉴스 김계연]
봉준호 감독[촬영 연합뉴스 김계연]

봉준호 감독이 1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베를린영화제 기자회견에서 "뮤지컬 외에는 모든 장르를 다 해보고 싶다"며 뮤지컬만은 자신이 없다고 밝혔다.

봉 감독은 특히 "러브 스토리나 멜로 드라마는 한 번도 찍어본 적 없지만 늘 도전하고 싶었던 장르였다"고 전하며 "〈미키17〉의 주인공 미키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결국 사랑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작품은 얼음으로 뒤덮인 우주 행성을 배경으로 복제 인간 미키(로버트 패틴슨)의 이야기를 다룬다. 나오미 애키가 미키의 연인 나샤 역을 맡아 사랑과 생존의 서사를 함께 풀어낸다.

봉준호 감독은 이번 영화가 단순히 SF에 머물지 않고 현실 속 인간 군상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주선이나 광선검 같은 전형적인 SF 요소보다 구멍 난 양말을 신은 캐릭터들의 모습이 보이길 바랐다"며 "SF 영화는 우리 이야기를 판타지로 풀어낼 수 있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 속 독재자 케네스 마샬(마크 러팔로)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빗댄 캐릭터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봉 감독은 "여러 역사적 독재자를 참고했으며, 우리가 겪은 나쁜 정치인의 모습을 유머 있게 융합하려 했다"고 말했다. 또한 과거에서 영감을 받은 인물이 현재와 미래까지 포괄하는 이유는 역사의 반복성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마샬의 부인 일파 마샬 역시 괴팍한 캐릭터로 주목받는다. 봉 감독은 이를 두고 "약간 위험한 표현이지만 귀여운 독재자 부부처럼 보이고 싶었다"며 그녀의 소스 집착에 대해서는 정치적 은유보다는 순수하게 받아들여달라고 당부했다.

주연 배우 로버트 패틴슨은 극 중 여러 번 죽으면서 재생되는 미키 역할에 대해 “충격적 사건이나 자신의 존재 이유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맞닥뜨릴 질문”이라며 복잡하면서도 비전형적인 이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흥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미키17〉은 베를린영화제 스페셜 갈라 부문에 초청돼 15일 저녁 첫 상영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