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키 17〉 속 한 장면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_next/image?url=https%3A%2F%2Fcineplay-cms.s3.amazonaws.com%2Farticle-images%2F202502%2F17259_204406_4833.jpg&w=2560&q=75)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영화 〈미키 17〉이 최근 런던 시사회와 베를린국제영화제를 통해 공개된 이후, 해외 언론과 평론가들로부터 찬사와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이 작품은 그의 전작 〈기생충〉(2019) 이후 약 6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로, 제작 초기부터 전 세계 영화 팬들과 업계 관계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16일 영화 평가 사이트 메타크리틱에 따르면, 〈미키 17〉은 평론가 점수 평균 74점을 기록했다. 미국과 영국 등 해외 매체의 평론가 15명이 매긴 점수의 평균치를 낸 것으로, 이 가운데 10명은 긍정적(75∼100점), 5명은 중립적(40∼74점) 반응을 내놨으며 현재까지 부정적(0∼39점)인 평가를 한 사람은 없다.
〈미키 17〉은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 7」을 원작으로 한 SF 영화다. 얼음으로 뒤덮인 우주 행성을 배경으로 위험천만한 개척 임무를 수행하는 복제인간 미키(로버트 패틴슨 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열일곱 번째 미키와 열여덟 번째 미키가 마주치면서 극의 긴장감이 고조된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메타크리틱을 통해 이 작품에 만점인 100점을 부여하며 "노동 계급을 위한 SF"이자 "한 남자가 자신의 행복을 찾는 여정을 그린 이야기"라고 호평했다. 또한 "냉혹하면서도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반(反)자본주의적 성격의 SF 영화"라며 "〈미키 17〉이 정치적 압박 속에서도 정직하고 독창적인 예술 작품으로 자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미국 인디와이어는 이 영화에 91점을 부여하며 "〈미키 17〉은 봉준호 감독의 현재까지 가장 뛰어난 영어 영화"라고 극찬했다. 해당 매체는 "〈미키 17〉은 단순히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또 하나의 걸작이 아니라, 봉준호가 인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보여주는 첫 번째 영화"라며 작품의 깊이를 강조했다.
영국 스크린데일리는 〈미키 17〉을 "봉준호 감독의 가장 암울한 사회 비판 영화"라고 평가하며 점수로는 다소 낮은 70점을 줬다.
![영화 〈미키 17〉 속 한 장면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_next/image?url=https%3A%2F%2Fcineplay-cms.s3.amazonaws.com%2Farticle-images%2F202502%2F17259_204407_4858.jpg&w=2560&q=75)
그러나 일부 매체들은 전작인 〈기생충〉과 비교하며 기대 이하라는 혹평을 내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키 17〉은 시각적으로 화려하고 강렬한 감정적 순간과 공포 요소가 포함돼 있지만, 초반부 이후에는 힘이 빠지는 이야기 전개가 아쉽다"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이에 따라 작품에 60점을 부여했다.
같은 점수를 준 미국 할리우드리포터 역시 "과감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주제적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개봉 일정이 연기된 이유와 관련해 의문을 제기했다.
더 낮은 평가도 있었다. 미국 버라이어티는 〈미키 17〉에 대해 "봉준호의 독창적인 비전이 이번 작품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조잡함과 설교조로 흐르는 점 등을 이유로 들며 겨우 50점을 매겼다.
영국 BBC 방송은 지금까지 가장 낮은 점수인 40점을 부여하며 "봉준호 감독으로서는 심각하게 실망스러운 결과물"이라고 혹평했다. 또한, "어떤 방향성을 취하고 싶은지 명확하지 않다"며 개봉 지연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영화 〈미키 17〉 속 한 장면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_next/image?url=https%3A%2F%2Fcineplay-cms.s3.amazonaws.com%2Farticle-images%2F202502%2F17259_204408_4923.jpg&w=2560&q=75)
마크 러팔로가 연기한 독재자 마샬 캐릭터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이 있으며, 그의 연기 방식과 캐릭터 묘사가 지나치게 노골적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할리우드리포터는 "마샬의 얼굴에 새겨진 트럼프식 냉소적 표정이나 순진한 개척민들이 쓰고 있는 붉은 야구 모자는 메시지를 너무 뻔하게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또한 버라이어티는 "봉준호 감독은 우리 현실이 그보다 덜 우스꽝스럽지 않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마샬을 보는 것은 지나치게 피곤하게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반면 주인공 미키를 연기한 로버트 패틴슨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인디와이어는 이를 "패틴슨 커리어 중 최고의 연기"라며 "그는 카리스마를 억제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대사를 전달하고 다양한 괴짜 캐릭터를 탐구한다"고 극찬했다.
또 다른 매체인 할리우드리포터 역시 패틴슨의 연기를 높이 평가하며, "그는 미키 17과 미키 18을 완전히 다른 캐릭터로 만들어냈다"면서 두 인물이 서로를 죽이려 하는 장면에서 영화의 가장 극적인 긴장감을 자아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