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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폭싹 속았수다〉박보검 “정말 멋있는 관식이, 나랑 닮은 점 찾아보자면…”

추아영기자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박보검(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박보검(사진=넷플릭스)

말재주가 없어서 좋아하는 애순이를 졸졸 따라다니기만 하다가도, 마을의 어른들이 애순이를 못살게 굴면 버럭 큰 소리를 내는 순애보 관식. 그는 사랑도, 가족을 건사하는 일도 뭐든지 무쇠처럼 우직하게 해낸다. 박보검 배우는 그런 관식이가 “참 멋있다”며 치켜세웠지만, 꾸준히 대중에게 받은 사랑을 저버리지 않고 보답하는 그의 모습에서 관식과 닮은 구석이 느껴진다. ‘착한 끝’은 있다고 했던가. 그는 군대 제대 후 돌아온 첫 작품에서도 인물 관식이로 사랑을 받으며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영화 <원더랜드>가 군대 입대 전에 촬영을 마친 작품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폭싹 속았수다>는 제대 후 대중에게 돌아온 박보검 배우에게 봄을 열어 준 셈이다. 또 그에게 한 여자를 사랑하는 한 남자를 넘어 가족을 이루고, 자신만 바라보는 어린 자식들의 아버지가 되는 새로운 연기에 도전하게 한 작품이 되기도 한다. 박보검 배우를 만나 인물 ‘관식’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작품이 금요일마다 공개되고 있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매회 울면서 보고 있어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1960년대의 삶을 잘 구현한 작가님의 글이 너무 대단하게 느껴졌었어요. 제가 살아보지 않았는데도 나의 어머니, 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의 이야기를 공감할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하게 느껴졌었어요. 그래서 관식이라는 인물을 연기할 수 있어서, 또 저의 필모그래피에 이 작품을 추가할 수 있어서 기쁜 마음으로 임했고요.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관식이라는 인물을 사랑해 주셔서 행복한 요즘입니다.

관식이는 애순이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하려고 하는 순애보 캐릭터인데요. 이 캐릭터를 어떤 사람으로 표현하려고 했는지 궁금합니다.

제작 발표회 때 관식이라는 인물은 애순이의 시선이 닿는 곳마다 꽃을 심는 ‘사랑 농사꾼’이라고 표현했어요. 제가 대본을 읽었을 때 온전히 느꼈던 그에 대한 그림이 그랬거든요. 애순이가 가는 곳마다 묵묵하게 다 챙겨주고, 다 표현하고요. 누군가는 수동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다 표현했다고 생각해요. 어린 시절부터 꽃 핀도 챙겨주고, 꽃방석도 챙겨주고, 조기도 챙겨주고. 그리고 누구보다 애순이를 아끼고 좋아하는 인물이고, 성실하고 듬직한 인물이라는 것은 대본에 다 표현되어 있었어요. 이런 인물을 연기할 때 어떻게 표현하면 그 분위기를 잘 살려낼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더구나 과묵한 인물이잖아요. 그래서 그 부분에 있어서 더 고민을 많이 했어요. 대사를 할 때, 과묵한 인물이다 보니 말을 많이 하지 않았을 테고, 말이 많지 않은 인물이면 목소리 톤도 그렇게 높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말보다는 행동을 보여주는 친구인 거죠. 감독님께서도 운동선수이고 좀 듬직한 인물이니까 체구를 좀 키워야 되지 않겠냐고 말씀하셔서 (체중을) 증량하기도 했어요. 외적으로는 그렇게 노력을 했고요. 내적으로는 10대에서 20대로 넘어가면서 여물어가는 인물이기 때문에 사랑하는 가족을 챙기려는 책임감과 무게감을 잘 표현하려고 했어요.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작품을 하면서 체중을 증량했다고 하셨는데, 어느 정도로 찌우신 건가요?

저 그때 4~5kg 증량했어요. 운동도 열심히 하고, 많이 먹기도 했고 근데 신기하게도 얼굴은 또 샤프하게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좀 놀랐었어요. 양관식은 그렇게 표현했다면, 조만간에 나오는 드라마 <굿보이>는 또 다른 모습으로 증량했어요. 저로서는 올해가 참 꽃을 많이 피울 수 있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혹시 관식을 연기하면서 배우님 본연의 모습이 들어간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저의 모습을 꺼냈던 장면들은 많지 않아요. 그저 관식이라는 인물이 진짜 멋있다고 생각했고요. 나랑 닮은 점을 굳이 찾아보자면, 누군가를 좋아하면 막 표현하려고 하는 모습, 그런 마음이요. 근데 관식이는 말없이 툭툭 챙겨준다면 저는 말하고, 더 많이 표현하고, 더 적극적인 거죠. 관식이도 적극적이지만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인물이잖아요. 관식이를 대본에서 읽으면서 ‘참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연기를 하면서 더 멋있게 느껴졌고, 드라마를 보고 나니까 진짜 멋진 인물이구나 싶었어요. 성실함이라는 무기를 가진 이런 인물이 세상 어딘가에 존재하겠지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 장년 애순(문소리)과 관식(박해준)​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 장년 애순(문소리)과 관식(박해준)​

장년 관식이를 맡은 박해준 배우와는 인물의 톤을 맞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셨는지 궁금합니다.

(박해준) 선배님의 콘텐츠를 보긴 했는데, 사실 선배님이랑 인물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연기를 맞췄던 건 대본 리딩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어요. 근데 그때 제가 준비하고 연구한 관식의 연기를 감독님과 작가님, 그리고 모든 배우님 앞에서 처음으로 연기를 했었고요. 그 이후에는 그때 그 톤을 기억해서 연기했어요. 연기를 한 다음에는 작품으로 처음 본 거였거든요. 중간에 한번 편집본을 보고, 감독님 혹은 선배님이 생각하시는 청년 관식이에 대한 생각을 서로 녹음해서 주고받기도 했어요. 보고 나니까 어떠셨어요? 부드럽게 넘어갔죠? 저는 잘 넘어간 것 같아서 해준 선배님께 감사했거든요.

그리고 어린 관식을 맡은 (이)천무 배우님도 어쩜 그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지. 무뚝뚝하면서도 든든한 오빠가 되어주는 관식을 잘 표현해 줘서 진짜 고마웠어요. 저는 그 두 분의 덕을 많이 본 케이스라고 생각해요.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박보검 (제공 = 넷플릭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박보검 (제공 = 넷플릭스)​

소년이었던 관식이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서 가장이 되고, 아버지가 되잖아요. 실제 삶에서 아직 겪어보지 않은 시기의 연기를 하는 데는 어렵지 않으셨나요?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인물이었어요. 촬영 현장에 아기 배우님들 오셨을 때, 그분들의 어머니, 아버지를 보면서 많이 느꼈거든요. 내 아들, 내 딸을 현장에 데리고 오셔서 아끼고 소중한 마음으로 이것저것 챙겨 주시고, 또 연기를 잘할 수 있게 앞에서 지도해 주시는 모습을 봤어요. 애순과 권식이 귀하게 얻은, 그들의 삶을 닮은 귀하고 소중한 생명체가 생긴다면 얼마나 예뻐할까, 또 얼마나 소중해 할까라는 마음으로 연기하려고 노력했어요.

그 아기 배우의 부모님들이 보셨을 때도 ‘우리 애들을 정말 소중하게 여기는구나’라고 느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쉽지는 않았지만, 제가 원래 아기를 좋아하고, 또 부모님들의 도움과 아이유 씨가 잘해줬던 것 덕분에 일찍 철든 가장, 아빠의 느낌을 잘 표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사실 아기들과 같이 연기를 하긴 했지만, 일하러 나가는 장면이 더 많았잖아요. 과묵한 성격이기도 해서 부성애를 전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그러다가 막내아들 동명이를 잃었을 때는 관식의 절절한 부성애가 크게 드러나 보였는데요. 그 부분의 장면을 촬영할 때는 어렵지 않으셨나요?

일을 하러 나간다 하더라도 아역 배우들이 아빠라는 존재를 기억하려면 먼저 친해져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었던 것 중 하나는 어린 금명 역을 맡았던 배우 (신)채린이가 한 장면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저를 한번 봐요. 제가 들어오는 동시에 저를 한번 쳐다보고 우는 장면이 있는데요. 사실 그거는 누가 시켜서 그런 게 아니에요. 이게 사실 드라마상으로는 그냥 한 숏으로 보여주는 것일지 몰라도, 서로 간의 관계성이 보이잖아요. 그때 관계성을 잘 보여주려면 우선 서로 많이 친해져야 되고, 그들에게도 (제가) 아빠라고 인식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부모님들을 많이 지켜보고, 어떻게 하면 아기를 더 잘 달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동명이를 잃었을 때의 슬픔을 표현하는 건 사실 쉽지 않았어요. 자식을 잃은 그 아픔을 제가 다 헤아릴 수도 없고, 혹여나 그런 아픔이 있는 분들께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었어요. 무엇보다 관식의 입장에서 바라보았을 때는 어린 나이에 일찍 철이 들고 아빠가 된 인물이다 보니 아기를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고, 온전히 사랑만 주고 잘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컸을 거잖아요. 근데 아이가 그렇게 됐을 때는,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는 그런 감정들을 표현하려고 했던 기억이 나요. 동명이나 애순이를 더 안아줬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하는 기자님들도 계시더라고요. 근데 대본에는 다가간다는 표현보다도 그냥 “무쇠가 무너졌다”, ‘무쇠의 울음소리가 포효하는 듯한 느낌이 들게’ 이렇게 적혀 있었어요.

그리고 촬영할 때에도 그곳에 계신 도동리 선배님들이 약간 애순이와 관식이를 위해 마음과 마음을 연결해서 손잡아 주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신기하게 그날 비도 진짜 내렸고요. 애순 역을 맡은 아이유 씨도 그 장면에서 진지하게 연기를 해줬고, 동명 역을 맡은 아역 배우도 추운데도 촬영에 들어가면 떨지 않고 진짜 하늘나라에 간 것처럼 연기를 해줘서 더욱 실감 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해녀 3인방 이모들을 바라보면서, 그분들의 눈빛을 보면서 “어떻게 해야 되죠? 나 어떻게 살아야 되죠”라는 느낌으로 연기를 하려고 했어요.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박보검 (제공 = 넷플릭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박보검 (제공 = 넷플릭스)

홍보 활동은 배우님과 아이유 배우님 투톱으로 거의 많이 했는데, 3막 이후에 박보검 배우의 분량이 실종되면서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맞아요. 저도 아쉬워요. 저도 까까머리 시절의 청년 관식과 ‘똑단발’ 시절의 애순의 모습이 더 많이 담겼으면 좋았겠다 싶긴 한데요. 저는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 중에 하나가 우선 글이 좋았었고, 이 작품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이 다 주인공이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저는 관식이를 ‘변하지 않는 금’이라고 생각해서 청년 관식이나, 장년 관식이나, 어린이 관식이나 그냥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홍보할 때에도 저는 제가 팬분, 시청자분들을 만나고 싶어서 선택한 거고, 제가 기회를 잡은 거예요. 언제 또 이렇게 좋은 배우님, 좋은 이야기, 좋은 감독님, 좋은 사람들과 작품을 남길 수 있을까라는 마음이 들었어요.

글이 좋아서 선택했다고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좋았나요? 또 임상춘 작가님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잖아요. 배우분들이랑은 어떻게 소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경험하지 못했던 삶을 글로 다 그려낸 작가님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약자를 보호하는 어른들이 멋있었어요. 어쩜 이렇게 따뜻한 사람들이 있을까, 내 주변에도 있을까라는 질문을 저에게도 해볼 수 있는 작품이었고요. 이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읽자마자 들더라고요.

연기에 대해서 조금 자신이 없거나 확신이 들지 않을 때, 작가님께 제가 하고 있는 게 맞는 건지 여쭤보았어요. 작가님께서 “잘하고 있다”고, “지금 관식이 너무 멋지게 표현해 주고 있다”고 응원도 많이 해 주셨어요. 작가님이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쓰실지 기대되고, 또 한 번 같이 작업을 해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제가 초반에 인터뷰할 때 말씀드렸었는데요. 작가님을 ‘씨앗 저장소’라고 표현했어요. 제가 적어 봤었거든요. (태블릿에 준비해 온 문장을 읽는 박보검 배우) “작가님은 영혼을 위한 사골국, 미역국, 갈비탕을 끓이는 그런 씨앗 저장소” 같아요. 작가님이 앞으로 어떤 씨앗들로 어떤 풍경을 또 만들어 내시고, 그려내실지 기대가 된다고 말씀드렸었는데, 그 작품 속에, 작가님이 뿌리는 하나의 씨앗 속에 저도 함께 꽃을 피우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애순(아이유)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애순(아이유)

관식이는 사랑 농사꾼이고, 작가님은 씨앗 저장소라고 하셨잖아요. 별명을 잘 짓는 것 같은데, 같이 호흡한 아이유 씨한테는 어떤 별명을 지어주고 싶으세요?

저는 애순이를 조약돌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아주 귀하고 예쁜 조약돌. 누군가에게는 짱돌일지 몰라도 관식이에게는 아주 소중한 조약돌 같아요. 저는 아이유 씨를 애순이로 바라보고 연기해서인지 애순이를 생각하면 조약돌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그럼 혹시 부상길(최대훈)은 뭐라고 지어주고 싶으세요?

부상길은… 곶감! 곶감이요. 떫지만 없으면 찾게 되는 그런 거요. (웃음)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부상길(최대훈)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부상길(최대훈)

1막에서 관식이와 애순이가 첫 뽀뽀를 할 때, 퍽 소리가 나더라고요. 이 장면 찍을 때 괜찮았어요?

제 치아 괜찮고요. (웃음) 지금을 기다려왔다고 말해 준 애순이가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러우면 인중에다 뽀뽀를 했을까, 글을 쓰신 작가님도 어떻게 인중에 뽀뽀하라고 쓰셨을까, 저는 그 장면이 너무 귀여웠어요.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유치환 시인의 시 ‘깃발’을 외치는 장면이 있잖아요. 그 장면에서 관식의 매력이 크게 돋보였던 것 같은데요. 그때는 어떤 감정으로 연기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때 기억나는 건 애순이의 “섬놈한테는 시집을 안 가. 급기야 노스탤지어도 모르는 놈한테는 절대 네버!”. 이 대사만 기억했어요. 그래. 관식이라면 노스탤지어를 어디서 봤는데… 그러면서 자기 책을 다 뒤져서 노스탤지어가 나온 시를 찾아내고 외웠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 장면 찍을 때, 진짜 시가 머릿속에 입력이 잘 안되는 거예요. 시를 촬영하기 한 달 전부터 외웠는데도 정말 잘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촬영할 때 제가 대사를 까먹은 거예요. 근데 감독님이 그 장면을 딱 그대로 쓰셨더라고요. 현장에서 감독님도 막 “더 소리쳐. 더 소리쳐” 이렇게 해 주셨던 기억이 나요. 그때 애드리브를 하면서 열심히 그 시를 알려고 했던 관식의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배에서 뛰어내린 후 수영을 해서 애순이에게 가는 장면은 실제로 바다에서 촬영한 건가요? 어떻게 준비하셨어요?

네. 실제로 바다 한가운데서 촬영했고요. 제주 앞바다에서 한 번 촬영하고, 어디였는지 기억 안 나는데 또 다른 바닷가에서 촬영하고, 한 번은 수중 세트장까지 총 3회에 걸쳐서 촬영을 진행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수영을 좋아하고, 물에서 노는 걸 좋아했었어요. 감독님께서도 혹시나 모를 상황을 대비해서 대역 선수분들을 동행해 주셨는데, 제가 직접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거기 나오는 장면들은 다 혼자 했어요. 아마 대역을 쓴 컷은 한 컷도 없는 걸로 알아요.

신기하게 수영을 하시는 강사분들이나 코치님들이 막 자세가 좋다고 칭찬을 해주시더라고요. 어렸을 때부터 유아 스포츠단의 기억을 더듬어서 수영했던 건데, 너무 좋게 봐주셔서 신기하고, 잘했다고 칭찬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 장면을 촬영하면서 따로 교육을 받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박보검 (제공 = 넷플릭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박보검 (제공 = 넷플릭스)

제주 방언 연기를 할 때 어렵지는 않으셨나요? 제주 방언으로 쓰인 대사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제주 방언 레슨을 한번 받았었어요. 생각보다 운율이 어렵기는 한데, 뉘앙스는 다 이해할 수 있었어요. 기억나는 대사는 방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살민 살아진다”라는 표현이 우리 드라마를 관통하는 하나의 굵직한 대사이지 않나 싶어요.

우리나라에 지역마다 방언이 있잖아요. 거기서 오는 매력이 크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나중에는 다른 지역의 방언을 쓰는 새로운 캐릭터. 충청도든, 경상도든 그 지역의 방언을 쓰는 새로운 역할을 맡아서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쁜 박보검을 보고 싶어 하는 분들도 많잖아요. 악역을 맡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누군가에게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을 많이 하고 싶었는데요. 저의 작품 속 인물의 직업적인 면이나 여러 면에서 그의 이야기를 다 읽었을 때 공감이 되고, 이해가 되고, 제가 표현할 수 있는 능력치가 되는 지를 고민하는데요. 군 입대 전보다는 그 범위가 더 넓어진 것 같아요. 악역은 좀 더 무르익었을 때 (할 것 같은데), 근데 그 무르익음이 그리 멀지는 않은 듯한 느낌이 들기는 해요. 시간이 더 지나서 보일 수 있는 카리스마가 또 있을 테고… 저도 앞으로의 선택이 조금 기대되고 기다려져요.

〈폭싹 속았수다〉
〈폭싹 속았수다〉

드라마가 작가님의 대본부터 좋지만 그뿐만 아니라 감독님과 배우들 모두 인생에 대해서 통찰한 바를 표현하고, 각자 자신한테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해내서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배우님은 살아오시면서 무엇을 중시하셨고, 또 그것을 연기에 녹여냈을지 궁금해요.

일하면서 느끼게 된 건 관계요. 저는 연기하는 게 너무 즐겁고, 촬영 현장에 가는 것도 즐거웠는데, 함께하는 스태프분들도 즐거워야 하잖아요. 각자 임무를 맡았을 때의 기쁨, 혹은 배우들에게는 어떤 인물이 왔을 때의 반가움도 있었으면 좋겠고요. 제 마음에 정이 많나 봐요. 사람들 간의 관계 속에서 알게 모르게 정이 많이 들어서인지는 모르겠는데, 이 작품을 만났을 때도 관식과 애순뿐만 아니라 도동리 마을 사람들이 모두 다 하나가 된 것 같았거든요. 근데 그게 촬영 현장에도 다 적용된다고 생각해요.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고, 제가 현장에 오면 더 즐거워서 그분들의 출근 발걸음도 가벼웠으면 좋겠어요. 그런 마음으로 꾸준히 일을 해서인지, 또 좋은 분들을 항상 만나와서인지 작품 속에 그런 분위기가 잘 녹아들어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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