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영화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가 첫 소설집 「마지막 꿈」(El ultimo sueno)을 출간했다. 2023년 원서 발표 이후 최근 한국어로 번역 출간된 이 작품은 열두 편의 단편소설을 담고 있다.
표제작 <마지막 꿈>은 작가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짧은 이야기로, 고인이 된 어머니를 추억하며 슬픔에 잠기는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작품 속 주인공은 가난했던 어린 시절, 문맹인 이웃들을 위해 편지를 대신 읽어주던 어머니의 모습을 회상한다. 어머니는 단순히 편지 내용만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편지에 담기지 않은 이야기까지 창작해 들려주었다. 이를 통해 주인공은 허구가 현실을 보완할 수 있다는 문학적 통찰을 얻게 된다.
소설에서 주인공은 임종 직전 잠시 의식을 되찾은 어머니가 "폭풍우가 치고 있느냐"고 물었던 순간을 기억하며, 어머니의 마지막 꿈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깊은 궁금증을 표현한다.
알모도바르 감독은 영화계에서 이미 확고한 입지를 다진 인물이다. <내 어머니의 모든 것>으로 제52회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그녀에게>로 아카데미 각본상과 골든글로브 외국어 영화상을 받았다. 스페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감독으로 평가받는 그는 지난해 첫 영어 장편 영화 <룸 넥스트 도어>로 제81회 베네치아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알모도바르는 과거 「불타는 복수심」(Fuego en las entranas)과 「파티 디푸사」(Patty Diphusa y otros textos) 등의 중·장편소설을 발표한 바 있으나, 단편소설을 모은 소설집은 「마지막 꿈」이 처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