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나인 퍼즐>의 윤이나(김다미)를 다른 어떤 여성 배우가 대체할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봐도 도무지 없다. <나인 퍼즐>의 윤이나는 그야말로 ‘김다미여서 가능한’ 캐릭터다. 김다미의 윤이나는 <나인 퍼즐>의 독창성과 매력을 담당하는 요소다. 윤이나 캐릭터는 추리물의 공식을 착실히 따라 자칫 지루한 ‘모범생’인 것처럼만 보이는 <나인 퍼즐>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는다. 윤이나는 10년 전 살인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용의자였지만, 현재는 프로파일러가 되어 그날의 비밀을 파헤치는 복합적인 인물인데, 그는 ‘전형적인 프로파일러’의 모습에서 빗겨나 있다.
이 미묘한 엇박은 <나인 퍼즐>의 재미를 담당하는 큰 축이기도 하다. 다만, 윤이나가 원래부터 <나인 퍼즐> 속 지금의 윤이나와 같은 모습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시나리오 상, 윤이나는 ‘걸크러시’에 가까운, 지적인 천재 프로파일러의 성격에 부합하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윤종빈 감독과 배우 김다미는 그들의 캐릭터 해석과 상상력을 토대로 윤이나를 새롭게 세공해나갔다. 김다미가 상상한 윤이나의 모습은 만화적이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동시에 지닌,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과 천재적 직감을 가진 독특한 캐릭터였다. <나인 퍼즐>의 최종회가 공개된 다음 날, 종로구 모처에서 배우 김다미를 만나 그가 <나인 퍼즐>에 임한 소감과 윤이나 캐릭터를 만들어나간 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나인 퍼즐>의 범인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나인 퍼즐>은 3주간 순차적으로 공개됐어요. 시청자들의 다양한 추리를 보며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은데요. 시청자들이 마지막까지 이나를 범인으로 의심하는 반응을 보면서 어떠셨나요.
처음에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후반부에도 그렇게 생각하실까 궁금했었거든요. 근데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확실히 추리물이라는 게, 되게 많이 열려서 생각할 수 있는 지점이 있구나 싶었어요. 예를 들어 이나의 네일 색깔이 바뀌는 것에 대해서도 궁금해하시고. 그런데 사실 네일 색깔은 옷에 따라 맞춰서 한 거였거든요. 하나의 이야기를 다양한 관점으로 볼 수 있어서 추리물이 재밌는 거구나 싶었고, 네일 색깔도 그렇지만 시청자분들이 사소한 디테일 하나하나를 다 놓치지 않고 보시는구나 깨달았어요.
처음 <나인 퍼즐>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대본을 읽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도 궁금하고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작품에 참여하는 배우분들이 정해진 상태가 아니었고, 정말 딱 대본만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상상할 수 있는 것들이 더욱 많았어요. 사실, 대본을 봤을 때는 감독님의 연출 방향을 전혀 몰랐어요. 그래서 저는 되게 사실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저는 그 자리에서 쉬지 않고 대본을 다 읽었고요. 제가 추리물을 해보지 않았기도 했고, 또 윤종빈 감독님이 이렇게 재밌는 작품을 연출하신다고 하니 거기서 또 다른 매력을 느꼈어요.

원래 추리물을 좋아하는 편이셨나요?
장르적으로 가리는 건 없어요. 그런데 예전에 <세븐>(데이비드 핀처, 1995)을 재미있게 봤었고요. 그런데 내가 해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을 때는 그렇게 와닿지는 않는 느낌이었어요.
그러면 <나인 퍼즐>의 대본을 처음 봤을 때부터 범인을 알았나요.
아니요. 아예 몰랐어요. 저도 계속 범인을 착각하고, 끝내 못 맞췄어요.
누구로 착각하셨나요?
양정호 팀장님(김성균)이요.

이나 캐릭터가 독특한 인물인 만큼, 배우 본인이 해석하고 덧붙여야 할 몫이 컸을 것 같은데요. 김다미 배우가 이나를 만들어나간 과정이 궁금해요. 앞서 다미 배우는 이나의 어린아이 같은 면을 담아내기 위해 대사에 리듬감이나 손동작을 많이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는데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신다면요.
제가 맡은 역할 중, 가장 캐릭터성이 짙은 캐릭터였어요. 만화적인 캐릭터다 보니까, 대사의 리듬이나 손짓, 몸짓을 정해놓고 구성을 했어요. 또, 이나는 불안해하는 면모도 있고, 머릿속에서 계속 뭔가가 굴러가다 보니까 깜빡하는 면모도 있고, 어린아이 같은 면모도 있고. 사실, 남의 말도 잘 안 듣고, 얼굴에 철판을 깐 것처럼 본인의 감정만 표현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기도 했고요. 또, 프로파일링을 할 때, 천재적인 면모가 있어서 머리에서 입으로 나올 때 되게 빠르게, 뭔가를 거치지 않는 식으로 표현이 되길 원했어요. 그래서 대사를 어떻게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하다가, 리듬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요.
이나의 외면도 독특하잖아요. 현실에서 입지 않을 법한 독특한 의상을 입고, 빨간색 소품을 즐겨 사용하기도 하고요.
감독님이 <나인 퍼즐>이 현실과 만화 사이의 느낌이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이나에게도 그런 캐릭터성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이나도 머리띠를 해볼까, 뭘 해볼까 하다가 넥타이를 떠올렸던 거죠. 그 이후에는 네일 아트를 해보게 되고, 머리도 제가 이전에 안 해봤던 숏컷을 해보자고 했고요. 그리고 나중에는 머리에 삐침 머리를 넣어서 포인트를 주고. 사실 처음에 이나의 모든 것을 다 만들었다기보다는 하나씩 추가해 나갔어요. 프로파일링 할 때 안경을 끼는 것도 이나의 캐릭터성을 잘 보이게끔 하잖아요.
이나는 10년 전 살인사건의 용의자인 만큼, 선과 악의 경계를 고의로 흐려야 하는 캐릭터였는데요. 너무 선하게만 보이면, 시청자들이 이나가 범인이 아님을 알게 되어 자칫 긴장감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걱정도 했을 것 같아요.
여러 가지가 섞여야 했어요. 그래서 저도 이나가 오롯이 다 범인처럼만 보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기했어요.
프로파일러 윤이나 캐릭터를 연기하며 김윤희 프로파일러에게 자문을 받았다고 들었어요. 김윤희 프로파일러는 <나인 퍼즐>에 프로파일러의 추론 과정이 잘 반영되었다고 했는데요. 김다미 배우는 프로파일러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자문을 받았나요.
사건이 일어났을 때, 물건을 볼 때, 집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단어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등의 자문을 현장에서 받았어요. 물건을 집을 때, 최대한 건드리지 않고 멀리서 지켜봐야 한다든지.

만화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현실성과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어렵지 않으셨나요?
사실 저도 고민되는 지점, 어려웠던 지점이 있었어요. 왜냐면 보시는 분들이 납득이나 이해가 될까에 대한 고민들이 있었고요. 그런데 초반에는 이나가 어색할 수 있는 지점도 있는데, 이 세계에 들어가서 사건이 진행되면 이입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사건으로 들어가면서 이나의 진지한 면모들, 아픈 면모들을 조금씩 보여주면 자연스러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다면, 김다미 배우가 보는 윤이나는 어떤 인물인가요.
저는 이나가 안타깝고, 보듬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인물이에요. 이나는 누구보다도 사람을 믿고 싶어 하고, 사랑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나가 겉으로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그런데 사람들도 이나를 잘 모를 것 같고. 그래서 마음이 아팠어요.
이나는 매일 아침 동료들에게 커피를 사다 주잖아요. 이나가 커피를 사주는 것도,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 법을 몰라서 그런 걸까요.
맞아요. 말로는 표현을 못 하니까, 뭐라도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그게 이나만의 표현 방식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승주(박규영)가 범인임이 밝혀졌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여자가 범인일 거라는 생각을 못 했어요. 저도 고정관념이 있었나 봐요. 왜냐하면 살인을 할 때 힘이 들어가지 않을까 싶어서. 그런데 범인이 승주라고 하니까, 이나와 승주가 묘한 관계가 되겠구나, 그런 생각을 좀 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나는 승주한테 되게 의지하고, 승주도 어떻게 보면 되게 외로운 인물이고. 그래서 이나가 승주한테 감정을 어느 정도 이입할 수 있을지 생각했어요. 그런데 살인을 한 사람한테 감정을 이입하는 게 과연 이게 또 맞는 건지, 여러 가지 고민들을 하면서 좀 봤던 것 같아요.
드림랜드에서 승주와 이나가 대면하는 마지막 장면은 굉장히 임팩트가 강했어요. 이나는 계속 승주에게 죽지 않도록 설득하려 하고요. 처절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해서 파괴력이 강한 장면이기도 했어요. 그 장면에서는 어떤 감정으로 연기하셨나요.
사실, 저는 마지막에 범인이 승주와 인찬(노재원)으로 좁혀졌을 때, 이나가 제발 승주만은 범인이 아니기를 바랐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정말 다양하고 복잡한 감정이 있는 상태라고 생각했어요. 공허함, 상실감, 배신감, 그리고 연민, 그러면서도 승주에 대한 애정. 그런데 승주와 대면하는 마지막 신은 이나의 인간적인 면모가 처음으로 드러나는 신이라고 생각해요. 그동안은 인간적인 면모를 표현해 내지 않다가, 승주의 선택을 통해서 이나도 드러내게 되고, 어떻게 보면 많은 것들을 배우고 알게 된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찍을 때도, 내가 어느 정도까지 승주에게 이입을 해야 할까, 만약 너무 많이 이입하게 되면 이나가 나빠 보일까, 하는 생각도 했었고요.

그렇다면 시청자로서, <나인 퍼즐>을 정주행한 후에는 어떤 느낌이 드셨어요?
음악이 너무 좋아서, 오프닝 음악을 계속 들었어요. 또 오프닝을 안 넘기고 보게 되고, 또, 블랙박스 연출도 그렇지만, 경찰서나 한샘(손석구)의 집에 있는 미술 소품, 그리고 세트와 같은 사소한 디테일들이 많이 와닿았거든요. 조명도 어디는 초록이고, 노란색이고. 공간이나 의상을 보는 게 재밌었어요.
촬영 현장에 대해서도 듣고 싶어요. 윤종빈 감독과 함께 <나인 퍼즐>을 준비하는 과정, 그리고 현장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요.
촬영 들어가기 전에, 감독님이랑 (손)석구 오빠랑 셋이서 만나서 <나인 퍼즐>에 대해서 걸리는 지점이나 더 나아졌으면 하는 부분들을 많이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딱 감독님이 현장에 들어가셔서 디렉팅을 주실 때 저는 굉장히 명확하다고 느꼈거든요. 그래서 제가 연기적으로 불안하더라도, 감독님이 그리고자 하는 그림이 딱 있으신 것 같은 거예요. 저는 스스로 제가 항상 느끼는 불안이 있는데, 감독님이 OK 하면 정말 OK구나라는 확신을 항상 주셨던 것 같아요.
함께 호흡을 맞춘 손석구 배우는 김다미 배우가 아이디어가 많은 배우라고 하던데요.
그런데 제가 느끼는 석구 오빠도 되게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인 것 같거든요. 궁금증이나 시선들이 굉장히 다양하다고 느껴요. 아, 이렇게 될 수도 있겠구나, 오빠가 해석하는 방식이 색다르다. 그렇게 느꼈어요.
손석구 배우는 현장성을 중시하는 배우인데, 이번 <나인 퍼즐>은 추리물이라 다음 단계를 예상하고 연기를 해야 하는 패턴에 익숙해지기까지 오래 걸렸다고 했어요. 김다미 배우는 보통 계획과 현장성 중, 어떤 것을 더욱 믿고 연기하는 편이세요?
저는 보통은 반반을 유지하려고 해요. 당연히 현장이 가진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그런데 이번 작품은 조금 더 많이 계획해서 했어요. 이나라는 캐릭터가 사실 자연스러운 것보다는 사실 대사도 틀리지 않고 쑥쑥 나와야 하고, 이나가 표현해야 하는 캐릭터성을 많이 생각하고 연기를 하려고 했어요.

<나인 퍼즐>이 다른 추리물과 다른 색깔의 작품이 된 이유는 바로 이나와 한샘의 관계성이 중심에 자리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요. 이나와 한샘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는지 궁금해요.
처음에 좀 어려웠던 지점이, 한샘이 이나를 10년을 의심했었다가 공조하는 관계로 바뀔 때, 어떻게 해야 그게 가능할까, 그 감정의 흐름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그래서 한샘의 집 장면을 찍기 전에, 감독님과 석구 오빠를 만나서 어떤 지점에 이들이 스며드냐, 스며드는 포인트를 어떻게 우리가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했어요. 그래서 감독님이 한샘이 이나를 질투하는 느낌들을 넣고, 조금씩 챙겨주는 포인트, 웃어주는 포인트를 살짝살짝 씩 넣으려고 했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정호가 죽고, 한샘을 이나가 달래는 장면이 있는데, 원래는 사실 이나와 한샘의 터치가 거의 없거든요. 그런데 그 지점에 와서 둘이 터치할 수 있는 정도는 된 것 같아서, 그런 조그만 지점들을 넣었어요.
일부 시청자들은 이나와 한샘의 로맨스를 기대하기도 했는데요. 실제로는 로맨틱한 장면은 전혀 없었어요.
처음에는 그런 느낌을 우리가 내야 할까, 하는 고민도 있었어요. 그래서 시도를 해보려고 했는데, 안 되는 거예요. (웃음) 너무 어색한 거예요. 감독님도 보고 안 될 것 같다고. 한 공장 직원이 자살했던 에피소드 있잖아요. 거기서 지금은 주먹을 치는데, 원래 거기에서 벽치기를 하려고 했었거든요. 근데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하면 안 될 것 같다, 그냥 많이 열어둬야겠다. 왜냐면 그렇게 해도 누군가에게는 멜로로 보일 수 있는 지점들이 있으니까. 집에서 자고, 택배 상자 옮기고 하는 부부 같은 모먼트들을 넣으면 생각할 수 있는 게 많아지겠다 싶기는 했어요.

<나인 퍼즐>에는 어마어마한 카메오들이 등장합니다. 대선배들과 함께 연기하면서 생긴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이성민(도윤수 역) 선배와 처음 대면하는 신에서 제가 껌으로 풍선을 분 채 계속 유지를 해야 했거든요. 그런데 너무 긴장이 돼서, 자꾸 터지고. (웃음) 처음 대면했을 때 엄청 떨렸어요.
<나인 퍼즐>의 결말이 아쉽다는 시청자들의 의견도 존재하는데요. 승주가 ‘어떻게’ 살인을 했는지가 드러나지 않고, 승주가 ‘왜’ 살인을 했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도 하고요. 김다미 배우가 본 <나인 퍼즐>의 결말은 어땠나요.
저는 이나를 연기했다 보니까, 이나는 굉장히 다양한 변곡점들을 겪어서 결말도 굉장히 큰 변곡점이라고 느꼈거든요. 이나로서는, 인간의 감정을 표현해낸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변화였기 때문에, 저에게는 크게 와닿았어요. (살인의 방법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사실, 블랙박스 장면(이나가 범죄 현장을 시뮬레이션하는 장면)에서 승주의 살인 방식들이 모두 설명됐다고 느꼈어요.
11화의 마지막에 이나와 한샘이 새로운 퍼즐을 받잖아요. 마지막 장면이 시즌 2를 예고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는데요.
(마지막 장면은) 열린 결말이라고 생각해요. 이나도 프로파일링을 다시 하기로 마음먹게 되고, 흐름상 다음 사건이 나오는 건 맞으니까요. 사실 저희도 시즌 2에 대한 이야기를 거의 나누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이나가 다시 등장하게 될지는 다음에 얘기해 봐야 하는 부분이지 않나. 가능성을 닫는 건 아니고요 (웃음)

김다미 배우는 <마녀>(2018)로 데뷔한 이후로 <이태원 클라쓰>(2020, JTBC) <그 해 우리는>(2021~2022, SBS)까지, 참여한 작품들이 모두 큰 성공을 거뒀어요. 본인이 생각하는, 배우로서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저는 일단 내향적이기도 하고, 말이 많이 없기도 하고 그래서 보여주지 못하는 것도 있고요. 그래서 저는 캐릭터로서만 저를 바라봐 주셨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기는 해요. 그래서 배우로서는, 제가 연기하는 인물이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인 것처럼 보이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외모적으로도, 평범한 얼굴이 주는 저의 강점이 있다고 느껴요.
그렇다면, 본인이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다면요.
저도 어떻게 보면 도전을 한다고 하지만, 안정적인 선택을 하는 것 같고. 양면성이 있는 느낌이 들긴 하거든요. 근데 그럼에도 제가 가장 중요시하는 건, 그래도 내가 하고 싶고 내가 재미있어하는 것들을 해야 그 작품을 해도 후회가 남지 않는다는 생각을 해요. 작품을 선택할 때마다 그래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될 건, 진짜로 제가 뭘 하고 싶은지 뭐에 흥미를 느끼는지 그때의 나를 좀 생각해 보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나인 퍼즐>부터 공개를 앞두고 있는 <대홍수>와 <백 번의 추억>까지, 올해 세 작품으로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에요. 소감이 어떠신가요.
어쩌다 보니까, 이번 연도에 그렇게 됐어요. 그래서 저도 이게 괜찮은 건가,라는 생각을 했어요. 왜냐하면 제가 정말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는데, 그게 됐었던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있고. 한편으로는 다양한 도전들을 느껴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있기도 하고. 근데 시기를 제가 고를 수 없다 보니까, 그냥 이번 연도에 되게 재미있게 홍보도 그렇고 그런 것들을 즐겨보자 이런 생각인 것 같아요.

최근에 소속사 채널을 통해 브이로그도 올리셨잖아요. 말씀하셨다시피 내성적인 성격 탓에 브이로그라는 도전을 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브이로그를 찍으신 이유는요.
작품들 공개가 미뤄지다 보니까, 제가 팬분들께 할 수 있는 게 뭘까 하다가 브이로그가 생각이 나서, 제안해서 기획하게 됐어요. 그런데 이거 이후로 또 언제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나인 퍼즐>의 모든 회차가 공개된 지금, 이제서야 <나인 퍼즐>을 정주행할지 말지 고민하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요. 그분들에게 한 말씀을 전한다면요.
처음 봤을 때, 낯설고, 묘하고, 이상한 느낌이 드실 수도 있겠지만, 또 그 안에서 오는 재미가 이 드라마의 매력이거든요. 그래서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는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