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기사 카테고리

Movie & Entertainment Magazine from KOREA
>영화

〈외계+인 2부〉등 1월 둘째 주 개봉작 전문가 별점

김지연기자

외계+인 2부

감독 최동훈

출연 류준열, 김태리, 김우빈, 이하늬,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진선규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마침내 완결

★★★☆

1부에서 던져진 떡밥이 회수되며 스펙터클의 파티가 펼쳐진다. 이야기의 정밀함보다는 장르적 쾌감에 치중한 <외계+인> 프랜차이즈는, 2편을 통해 비로소 의도했던 ‘재미’를 완결한 셈. 특히 시간대를 넘나들며 캐릭터들이 집결해 만들어내는 액션 시퀀스의 설계는 최동훈 감독 특유의 장기를 잘 살린 부분이다. 굳이 1, 2부로 나누지 않고 한 편으로 압축했다면 어땠을지 아쉬움이 남는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절치부심의 액션퍼즐 맞추기의 쾌감

★★★

외형적으로는 무협 액션과 SF를 뒤섞고, 내적으로는 해학적 태도를 갖춘 ‘한국형 어벤져스’. 그간의 작품에서 다양한 플레이어들의 개별 장기와 팀플레이를 능수능란하게 그려냈던 감독의 장기는 전편보다 2부에 이르러 두드러진다. 시공간을 쉴 새 없이 넘나들며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각각의 캐릭터성과 매력을 두루 다루는 솜씨가 여전하다. 이리저리 흩어졌던 퍼즐이 맞춰지는 쾌감 역시 확실히 챙긴다. 아쉬운 점도 분명하다. 애초에 그다지 복잡하지 않은 세계관 속에서 트릭만을 거둬들이는 구조는 약간의 피로감을 동반하고, 슈퍼 히어로 영화에 익숙해진 관객의 눈에 액션의 고유성은 희미할 듯하다. 다만 다양한 시도를 하나씩 밟아가며 발전해 온 한국영화의 2000년대를 떠올릴 때, 재미와 대중성을 향한 이 거대한 프로젝트는 새로운 하나의 이정표가 될 만하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외계인보다 강력한 도사들의 세계

★★★

세계관을 설명하고 납득시키려다 서사의 정체구간에 빠져 버렸던 1부와 달리 2부는 불필요한 추를 걷어내고 바로 클라이맥스로 직진한다. 현대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가 분명한 이안(김태리)을 중심으로 검객 능파(진선규)가 새롭게 얽히면서 무협 액션은 더욱 강화되었고, 1부에 비해 코미디의 타율도 높아졌다. 특히 삼각산의 두 신선 흑설(염정아)과 청운(조우진)의 기여도가 높다. 고려에 있을 때는 능숙한 도술로, 현대로 넘어와서는 새로운 문명과 불화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여전히 2022년의 어벤져스식 세계보다 고려의 도사 시대가 더 매력적이지만 전편에 비해 두 세계의 밸런스도 한층 맞아 들어갔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어쩔 수 없는 한계 속에서

★★★

1~2부 동시 제작이라는 점에서, 1부에서 제기된 단점 중 태생적으로 안고 가야 하는 것들이 있었을 것이다. 가령, (마블의 향기 가득 머금은) 기시감 넘치는 SF 설정과 디자인. 다시 봐도 개성 없다. ‘호’보다 ‘불호’가 많았던 하이브리드(혼종) 컨셉도 무를 수 없으니 가져가야 하는 운명. 이런 상황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바꿀 수 있었던 건 편집하다 남은 재료를 다시 모아 뒤섞어 보는 것이었을 텐데, 완성 편집본만 52개라는 감독의 말마따나, 편집에 들인 노동의 흔적이 역력하다. 신과 신 사이 흐름이 다소 거칠었던 1부와 비교하면 정돈이 잘 돼 있고, 세계관 설명에 할애하면서 깎아 먹었던 재미 역시 떡밥 회수를 통해 어느 정도 되살린다. 이러거나 저러거나, 이 프로젝트의 명과 암은 미공개된 나머지 51개 편집본이 증명하는 게 아닐까 싶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미봉책에 그친 2 

★★☆

<외계+인> 2부는 1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애쓴 티가 역력하다. 복잡한 이야기와 구조를 간결하게 정리하고 편집에 역점을 두었다. 그렇다고 해도 기발한 상상력을 독창적인 작품으로 매끄럽게 풀어내지 못한 본질적 문제까지 해결하진 못한다. 여전히 과도한 설명과 반복되는 장면, 산만한 전개, 캐릭터들의 부조화가 걸림돌이다. 오히려 하이브리드 장르의 과감함과 실험 정신을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면 좋은 의미에서 ‘괴작’으로 남을 수도 있었을 테다. 안타깝게도 눈치를 살피느라 우왕좌왕하다가 성취의 기회를 놓치고 만다. 2부에서 기대한 새로운 캐릭터의 활약이나 2부 만의 진기한 볼거리가 미미한 점도 큰 아쉬움이다. 

 


이어지는 땅

감독 조희영

주연 공민정, 정회린, 류세일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우연 혹은 필연의 만남들

★★★

1부와 2부로 나눌 수 있는 이야기엔 다섯 명의 인물이 등장하고, 그들은 우연인 듯 필연인 듯 만난다. 이렇다 할 서사의 진행 없이, 각자의 과거와 기억의 파편들이 엮이며 관계가 드러난다. 기본적으로 로맨스를 담고 있는데, 그 방식이 느슨하고 한적하다. 이야기보다는 톤과 풍경 같은 ‘영화적 공기’를 중시한 작품.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이미 아득히 그리운 것들에 대하여

★★★

만남과 헤어짐이 계절처럼 이어지는 풍경 안에서 새롭게 쌓이는 기억들을 중첩시키기. 시선과 기억을 저장하는 물체인 캠코더에서 뻗어나간 서사는 구불구불한 길을 돌며 “뭐가 그리운지 모르겠지만 계속 그리운” 새로운 시대의 이방인의 정서를 그려낸다. 두고 온 것과 떠나온 곳, 돌아갈 장소와 아득해진 추억을 섬세히 연결하며 각자의 의미를 발생시키는 영화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낯선 땅, 우연한 만남

★★☆

런던과 밀라노를 배경으로 다섯 남녀의 우연한 만남을 그린다. 카메라가 포착한 풍경은 서정적이고 산책이 만들어내는 리듬 역시 큰 진폭 없이 여유로운데, 인물들 속내는 크고 작은 관계 안에서 연신 출렁인다. 흐릿한 시간의 경계, 경계 없는 인물의 정체 등 다양하게 음미할 부분이 있다. 다만 힘을 빼려는 게 티가 나서 오히려 힘이 들어간 듯 보이는 대사에서 작위성이 감지되고, 많은 독립영화가 벗어던지지 못한 어떤 전형성 역시 이 작품을 아슬아슬하게 에워싸고 있는 인상이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떠도는 이들의 마음을 잇는 

★★★

이국땅에서 우연한 계기로 만난 두 한국 여성의 이야기를 독특하게 전개하는 영화. 런던에서 밀라노로 이어지는 이들 각자의 사연과 타국의 일상 풍경이 정갈한 촬영 덕분에 산뜻한 자극으로 다가온다. 어느 곳에도 쉽게 뿌리내릴 수 없는 이방인이 겪는 외로움과 고독뿐 아니라 우연과 인연, 사랑과 상처를 받아들이고 나아가는 이들의 삶을 조망하는 연출이 인상 깊다. 

 


노 베어스

감독 자파르 파나히

출연 나세르 하셰미, 미나 카바니, 바크티야르 판지이, 바히드 모바셰리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영화를 만든다는 것

★★★★

반정부적인 정치적 행동과 작품 활동으로 인해 출국 금지, 자택 연금, 징역형, 영화 제작 금지 등 숱한 탄압을 겪었던 이란의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자신의 그러한 ‘한계 상황’을 그대로 영화에 반영한다. 그래서 그의 영화는 자기 자신에 대한 다큐이자, 스스로를 매개체로 삼는 고발이며, 그의 작품에선 픽션과 현실의 경계가 오묘하게 무너진다. 국경 너머의 영화 현장을 인터넷을 통해 연출하는 영화감독으로 등장하는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영화 만들기’에 대한 <노 베어스>는, 여기에 감독이 잠시 머무는 시골 마을에서의 이야기가 겹쳐진다. 그러면서 영화는 이란 사회의 반인권적 상황을 드러낸다.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카메라는 진실의 도구가   있는가

★★★☆

영화 제작 금지 명령, 체포와 구금 같은 온갖 현실적 제약들이 막을 수 없는 자파르 파나히의 카메라는 무엇을 바라보는가.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진실의 포착 유무가 아니며, 관습과 제도를 넘어 진짜에 가까워지려는 예술의 노력이 종종 현실의 선택 앞에서 무력하거나 역설적인 그 무엇이 된다는 사실이다. 카메라의 안과 밖이 공명하는 이야기 안에서 자기 자신과 영화 만들기라는 행위의 정수를 냉철하게 인식하는 감독의 새로운 챕터. 공동체 안에서 두려움을 이용한 공포 정치, 아이러니한 군중심리의 핵심을 꼬집은 제목도 곱씹을수록 인상적이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자파르 파나히의 영화는 계속되어야 한다

★★★★

반정부 시위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이란 출국 금지당한 자파르 파나히 감독이 자신의 현실을 적극 영화 안으로 끌어온 <노 베어스>는, ‘감독 자신이 처한 현실’과 ‘감독이 임시로 머무르는 국경 시골 마을 이야기’와 그가 ‘원격으로 지휘하며 촬영하는 영화’ 세 가지 이야기가 중첩을 이뤄 달려 나간다. 진실과 허구의 경계를 지우는 형식 자체도 흥미롭지만, 그 형식을 통해 영화라는 매체의 한계와 딜레마, 체제라는 폭력, 곰으로 은유 된 실체 없는 공포를 모두 길어 올리는 거장의 솜씨가 감탄을 부른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최고작 

★★★★

영화 제작을 금지당한 자파르 파나히 감독이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라는 결의로 계속 영화를 만드는 이유는 이란의 부조리한 현실을 방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10년부터 정부 탄압을 받는 자신의 상황을 영화에 담아온 감독은 <노 베어스>로 저항하는 영화 만들기의 정점에 이른다. 극 중 감독을 연기하며 현실과 영화의 경계를 허무는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연출은 정권에 맞서면서 더욱 정교하고 날카로워졌다. 거짓에 가려진 진실을 보라는 용기 있는 목소리, 거장의 신념과 예술적 투지가 빚어낸 걸작이다. 

 


인투 더 월드

감독 벤자민 레너

출연 쿠마일 난지아니, 엘리자베스 뱅크스, 아콰피나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일루미네이션표 동물 모험 애니메이션  

★★★

일루미네이션의 열네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연못에 살던 오리 가족이 더 넓은 세상과 만나기 위해 자메이카로 향하는 이야기는 동물이 주인공인 모험 애니메이션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캐릭터와 볼거리로 승부해야 한다. <슈퍼배드> <미니언즈> <씽> 시리즈 제작사답게 이번 작품도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다채로운 볼거리, 타율 높은 유머를 장착하고 훨훨 날아오른다. 생동감 넘치는 비행 장면을 비롯해 기술적 완성도 면에서도 높은 수준을 보여 준다. 종에 따른 조류의 성격이나 장애를 묘사한 부분에선 편견과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다. 

 


립세의 사계

감독 도로타 코비엘라, 휴 웰치맨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정성 들인 비주얼의 향연

★★★

폴란드의 노벨상 수상 작가 브와디스와프 레이몬트의 소설 『농민』을 토대로 한 애니메이션. <러빙 빈센트>(2017)를 연출한 도로타 코비엘라와 휴 웰치먼이 다시 ‘유화 애니메이션’에 도전했다. 폴란드 중부의 립세를 배경으로 마을 사람들 사이의 욕망과 갈등을 보여주는데, <러빙 빈센트>에서도 경험했던 비주얼의 황홀함은 이 작품에서도 여전하다. 조금 아쉬운 건 이야기. 영상미만큼의 새로움이 느껴지진 않는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독보적인 유화 애니메이션 

★★★

<러빙 빈센트>(2017)로 유화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개척한 도로타 코비엘라 웰치맨, 휴 웰치맨 감독의 새로운 역작. 폴란드 국민 작가 브와디스와프 레이몬트의 대하소설 『농민』을 바탕으로 애니메이션이 도달할 수 있는 예술의 최고봉에 도전한다. 전작이 고흐의 화풍을 따랐다면, 이번엔 19세기 말과 20세기 초반 유화 화가들의 작품을 재현하면서 미술, 음악, 문학의 미학을 끌어올려 폴란드 전통문화에 대한 헌사를 바친다. 

 


길위에 김대중

감독 민환기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정치가의 시대

★★★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다큐멘터리. 그의 출생부터 1987년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김대중이라는 인물을 통해 바라본 한국 현대사로, 일제 강점기부터 해방과 전쟁과 독재와 민주화로 이어지는 우리 역사의 시간들이 기록되었다. 카리스마적 정치가의 시대를 대표했던 김대중이라는 인물이 겪은 숱한 사건들이 연대기적으로 이어지는 작품. 푸티지 사용이나 편집의 정교함 같은 부분에선 아쉬움이 남는데, 감독의 전작 <노회찬6411>(2021)보다는 그래도 좀 더 정돈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