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81회 베니스국제영화제가 오는 8월 28일부터 9월 7일까지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올해 베니스영화제의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은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맡았다. 또 팀 버튼의 <비틀쥬스 비틀쥬스>가 개막작으로 선정되면서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베니스국제영화제가 경쟁부문에 진출한 21편의 작품을 공개했다. 우선 앞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바 있던 <조커>의 속편 <조커: 폴리 아 되>가 최고상 후보에 올랐다. 이어서 스페인의 거장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가 첫 영어 장편 영화 <더 룸 넥스트 도어>를 선보이고,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또 다른 동성애 영화 <퀴어>로 돌아왔다. 2024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작품 중 몇 편을 소개한다.
<더 룸 넥스트 도어>(The Room Next Door), 페드로 알모도바르

<더 룸 넥스트 도어>는 스페인의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첫 영어 장편 영화다. 이번 영화는 심각한 오해로 인해 멀어진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다. 틸다 스윈튼과 줄리안 무어가 주연을 맡았고, 존 터투로, 알렉산드로 니볼라, 후안 디에고 보토 등이 출연한다. 이번 영화에서 틸다 스윈튼은 딸과의 갈등을 겪는 전쟁 기자 마사 역을 맡았다. 줄리안 무어는 두 모녀 사이에서 고통과 괴로움을 나누는 마사의 친구이자 소설가 잉그리드 역을 맡았다. 영화는 전쟁의 끝없는 잔인함과 공포에 맞서는 두 여성이 각자의 현실과 죽음, 우정에 대해 접근하는 다른 방식을 보여준다.
<캄포 디 바타글리아>(Campo di battaglia), 지아니 아멜리오

<캄포 디 바타글리아>는 이탈리아 근현대사의 귀퉁이를 늘 자신의 영화 속에 담아 온 지아니 아멜리오 감독의 신작이다. 알레산드로 보르기와 가브리엘 몬테시가 주연을 맡은 이번 영화는 1차 세계대전 말기를 배경으로 한다. 어릴 적 친구인 두 명의 의무장교가 같은 군 병원에서 근무한다. 둘은 매일 전선에서 오는 심각한 부상자들을 돌본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자해 부상을 입은 자들로 전투에 복귀되지 않기 위해 무엇이든 한다. 두 명의 의무장교 중 중상류층 가정에서 태어나 정치인의 미래를 꿈꾸는 아버지를 둔 스테파노 역은 가브리엘 몬테시가 맡았다. 스테파노는 환자들의 자해 상처에 집착하며 스스로 사태를 조사한다. 배우 알레산드로 보르기는 이해심 많고 관대해 보이지만 피를 보는 것을 불편해하고 연구에 더 관심이 많아 생물학자가 되고 싶어 하는 줄리오 역을 맡았다. 지아니 아멜리오 감독은 <우리가 웃는 법>(1998)으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과 촬영상을 받은 적 있다. 그의 최근 작품 <개미 대왕>도 제7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었었다.
<퀴어>(Queer), 루카 구아다니노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또다시 신작 <퀴어>로 지독하고 광적인 사랑을 선보일 예정이다. <퀴어>는 윌리엄 버로스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로맨틱 시대극 영화로 루카 구아다니노 영화 중 독자적인 매력과 대중성을 확보했던 영화 <챌린저스>의 각본가 저스틴 커리츠케스(Justin Kuritzkes)가 이번 영화의 각본을 맡았다. 출연진은 다니엘 크레이그와 넷플릭스 시리즈 <아우터 뱅크스>의 드류 스타키가 서로의 상대역으로 주연을 맡았고, 뮤지션 오마 아폴로도 출연해 기대를 모은다. 원작은 동성애에 대한 갈망이 노골적으로 묘사되어 있다는 이유로 집필된 지 30년 만에 출간되었다. <퀴어>는 1940년대 멕시코시티에서 40대 후반의 윌리엄 리(다니엘 크레이그)가 미국 유학생과 바텐더로 일하며 아르바이트비와 군인 수당으로 생계를 꾸려가던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다. 리는 유진 앨러턴(드류 스타키)이라는 젊은 청년을 만나 끊임없이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고 그의 사랑을 갈구한다.
<조커: 폴리 아 되>(Joker: Folie a Deux), 토드 필립스

올해 10월 개봉하는 토드 필립스 감독의 <조커: 폴리 아 되>도 2024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조커: 폴리 아 되>는 <조커>로 아카데미, 크리틱스 초이스, 골든 글로브를 휩쓴 호아킨 피닉스가 다시금 조커 역을 맡았고, 그와 함께 할리 퀸 역에 <스타 이즈 본>으로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수상한 레이디 가가가 출연한다. 뮤지컬 요소가 가미된 이번 영화는 전편과 다른 독보적인 분위기와 장르적 매력으로 조커와 할리 퀸의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커>는 희대의 악당 조커의 탄생 서사를 코믹북 기반이 아닌 완전히 재창조한 스토리로 풀어내 전 세계 영화 팬들에게 신선함과 충격을 안겼다. 2019년 코믹북 기반 영화 최초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어서 <조커: 폴리 아 되>도 베니스 최고상을 받을 것이라 예측되고 있다.
<마리아>(Maria), 파블로 라라인

두 편의 비극적인 여성 전기 영화 <재키>와 <스펜서>를 연출한 파블로 라라인 감독이 세기의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의 전기 영화 <마리아>로 돌아온다. 원조 디바로 불리는 전설적인 소프라노 마리아 역은 안젤리나 졸리가 맡았다. <마리아>는 세계 최고의 여성 오페라 가수의 파란만장하고 비극적인 삶을 1970년대 파리에서 재현할 예정이다. 꼼꼼하게 재현된 영화에서 안젤리나 졸리가 입는 의상은 칼라스가 입었던 오리지널 의상을 바탕으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베이비걸>(Babygirl), 핼리너 레인

에로 스릴러 영화 <베이비걸>은 니콜 키드먼, 안토니오 반데라스, 해리스 디킨슨, 장 르노의 화려한 스타 캐스팅을 자랑한다. 네덜란드의 배우이자 감독인 핼리너 레인의 영화로 전작 <바디스 바디스 바디스>에서 협업한 A24와 다시 손을 맞춘다. <베이비걸>은 성공한 CEO가 훨씬 어린 인턴과 불륜을 시작하는 내용으로 직장 내 권력의 역학 관계와 섹슈얼리티를 다룬다. 니콜 키드먼이 불륜을 저지르는 CEO를,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그녀의 남편을, 해리스 디킨슨이 젊고 카리스마 넘치는 인턴 역을 맡았다.
<브루탈리스트>(The Brutalist), 브래디 코베

영화 <브루탈리스트>는 헝가리 태생의 유대인 건축가 라슬로 토스의 30년간의 삶을 다룬다. 애드리언 브로디가 주인공을 맡았으며, 펠리시티 존스, 조 알윈, 알레산드로 니볼라, 가이 피어스, 스테이시 마틴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브루탈리스트>의 감독 브래디 코베는 2015년 베니스영화제에서 <더 차일드후드 오브 어 리더>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바 있다. <브루탈리스트>는 <더 차일드후드 오브 어 리더>, 나탈리 포트만과 주드 로 주연 영화 <복스 룩스>의 뒤를 잇는 브래디 코베의 세 번 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