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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간의 여정, 그 막을 내리다...2024 베니스국제영화제 트리비아

이진주기자

지난 8월 28일 개막한 베니스국제영화제가 11일간의 대장정 끝에 지난 7일 막을 내렸다. 올해로 81번째를 맞은 베니스국제영화제는 미국 배우조합 파업으로 위축되었던 지난해에 비해 화려하게 만개했다.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은 스페인의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룸 넥스트 도어>에, 은사자상은 이탈리아의 감독 마우라 델페로의 <베르밀리오>에 시상했다. 화려한 레드 카펫과 기쁨이 가득한 시상식 뒤에는 그다지 아름답지 않은 비하인드도 있는 법. 외신에서 주목한 2024년 베니스국제영화제의 트리비아를 공유한다.


호아킨 피닉스, 토드 헤인즈 영화 하차 이유에 묵비권

배우 호아킨 피닉스(〈컴온 컴온〉)
배우 호아킨 피닉스(〈컴온 컴온〉)

 

‘인디와이어’는 호아킨 피닉스의 갑작스러운 촬영 거부에 대한 질문에 답을 피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4일(현지 시각) <조커: 폴리 아 되>의 기자회견에서 ‘스크린 인터내셔널’의 벨 달튼 기자가 호아킨 피닉스에게 토드 헤인즈의 영화에서 하차하게 된 이유에 대해 물었다. 호아킨 피닉스는 지난여름 토드 헤인즈의 차기작에서 촬영 5일 전 갑작스럽게 하차를 선언하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호아킨 피닉스는 “이 자리에서 그 이야기를 한다면 오직 제 관점에서만 말하는 것이기에 옳지 못하다고 느낀다”라며 “대답이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대답하지 않겠다”라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갈라선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 마주치지 않게 조심!

안젤리나 졸리
안젤리나 졸리

 

 

 

 

 

 

 

 

 

브래드 피트
브래드 피트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의 갈등이 아직 끝나지 않은 가운데, 두 스타를 모두 모셔야 하는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이들이 마주치지 않도록 스케줄을 조정하는 데에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 28일 ‘페이지 식스’는 베니스국제영화제의 예술감독 알베르토 바르베라가 유명 배우들의 일정이 겹치지 않도록 특별히 신경 썼다는 보도를 했다. 영화 <마리아>의 배우인 안젤리나 졸리는 29일, <울프스>의 배우 브래드 피트는 31일에 리도섬을 방문했으며 안젤리나 졸리가 먼저 베니스를 떠났다. 결국 이들은 마주치지 않고 각자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영화 〈마리아〉
영화 〈마리아〉

 

한편, 안젤리나 졸리가 전설적인 오페라 가수 마리아 칼라스 역을 맡은 영화 <마리아>는 상영 후 약 8분간 기립박수를 받으며 관객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에 안젤리나 졸리는 눈물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영화 〈울프스〉
영화 〈울프스〉

 

영화 <울프스>는 브래드 피트와 조지 클루니가 16년 만에 스크린에서 재회하는 작품으로 유명한 뉴욕 공직자의 실수를 무마해달라는 제안을 받은 두 해결사의 대결을 담았다. 애플TV+가 약 2억 달러 규모로 제작하며 화제를 모았다.


영광의 순간 함께하지 못한 <베이비걸> 배우 니콜 키드먼과 <울프스> 존 왓츠 감독

베니스국제영화제는 긴장되는 시상식이자 설레는 축제이다. 그런데 이 축제에 참여하지 못한 두 사람이 있다. 여우주연상의 주인공 니콜 키드먼과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영화 <울프스>의 감독 존 왓츠이다.

영화 〈베이비걸〉
영화 〈베이비걸〉

 

지난 7일(현지시각) 베니스국제영화제는 폐막식과 함께 여우주연상의 영광을 <베이비걸>의 니콜 키드먼에게 돌렸다. 하지만 무대에 오른 이는 <베이비 걸>의 핼리너 레인 감독. 그는 “니콜 키드먼이 모친상으로 급하게 베니스를 떠났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핼리너 레인 감독은 니콜 키드먼이 남긴 성명서로 수상소감을 대신했다. “베니스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름답고 용감한 어머니 자넬 앤 키드먼이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삶과 예술의 충돌은 가슴이 아픕니다”라며 심경을 밝힌 니콜 키드먼은 “이 상의 영광을 어머니에게 돌리겠습니다”고 전했다.

〈울프스〉 감독 존 왓츠(사진=IMDb)
〈울프스〉 감독 존 왓츠(사진=IMDb)

한편, 지난 2일(현지시각) 베니스에서 상영한 영화 <울프스>의 감독 존 왓츠가 월드 프리미어에 참석하지 못했다. <울프스>의 첫 기자회견에 참석한 브래드 피트와 조지 클루니는 감독 존 왓츠가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렇게 존 왓츠 감독은 먼 길을 떠나왔으나 영광의 순간에 함께하지 못했다.


베일 벗은 <조커: 폴리 아 되> 호평과 혹평 사이

 

영화 〈조커: 폴리 아 되〉
영화 〈조커: 폴리 아 되〉

지난 4일(현지 시각)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조커: 폴리 아 되>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조커: 폴리 아 되>는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영화 <조커>(2019)의 후속작으로 전편에 이어 호아킨 피닉스가 조커 역을 맡았다. 여기에 레이디 가가가 할리 퀸으로 참여하며 팬들의 기대감을 상승시켰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조커: 폴리 아 되>는 예상치 못한 혹평을 얻기도 했다. ‘할리우드 리포터’의 수석 영화 평론가 데이비드 루니는 영화에 대해 “레이디 가가의 연기는 칭찬받을 만하지만 서사가 얄팍하고 지루하다”는 평을 내렸다. 뿐만 아니라 “<조커: 폴리 아 되>는 탄탄한 스토리보다는 허세에 더 많은 기반을 두고 있다”는 일침을 날렸다. 또한 ‘벌쳐’의 앨리슨 윌모어는 “호아킨 피닉스의 노력과는 관계없이 아서가 그렇게 흥미롭지 않다”고 전했고 ‘가디언’의 피터 브래드쇼는 “레이디 가가의 캐릭터가 발전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며 <조커: 폴리 아 되>의 캐릭터성에 대해 지적했다.

 

물론 호평도 있었다. ‘NME’의 매튜 터너는 <조커: 폴리 아 되>가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는 조커 영화’라며 “워너 브라더스는 프랜차이즈가 지속되도록 문을 약간 열어두는 영리한 방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더해 ‘더 인디펜던트’의 제프리 마크납은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가 강렬하고 감동적이어서 아서의 궁핍함을 돌아볼 수 있게 한다”며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에 대해 극찬했다.


극한직업: 베니스영화제 경호원들

 

제81회 베니스영화제(사진=영화제 공식 SNS)
제81회 베니스영화제(사진=영화제 공식 SNS)

어딜 가나 독특한 사람은 있다. 이번 베니스국제영화제에도 마찬가지였다. ‘할리우드 리포터’가 이번 베니스국제영화제의 경호원들을 당황하게 한 신원미상의 이들에 대해 전했다. 

 

지난 31일(현지시간) 기저귀를 찬 노인이 레드 카펫에 접근했다. 근처 요양원에서 지내는 그는 수영을 하기 위해 해변을 가는 중이었다며 해명했다. 그로부터 3일 후 이번에는 티 팬티를 입은 50대 남성이 등장했다. 밤새 캠핑을 하며 할리우드 스타를 보기 위해 기다린 50대 남성은 날이 더워 바다 수영을 했다며 접근을 막는 경호원에게 ‘더워 죽기를 바라느냐’고 따져 물었다고 한다. 

제81회 베니스국제영화제(사진=영화제 공식 SNS)
제81회 베니스국제영화제(사진=영화제 공식 SNS)

한편, ‘자칭’ 브래드 피트의 아내도 리도섬에 나타나 취재진의 관심을 끌었다. 에메랄드 그린색의 아이섀도를 바르고 이브닝 가운을 차려입은 한 여성이 베니스국제영화제의 본사가 있는 팔라조 델 시네마 입구에서 경호원과 실랑이를 벌였다. 자신의 신분증을 보이며 “내 남편 브래드 피트에게 가야 한다"라고 외쳤다고 한다.

 

팔라조 델 시네마 앞에는 또 한 명의 독특한 인물이 똬리를 틀고 앉아있었다. 거의 매일 기자 회견장 맨 앞줄에 앉아 있던 이 사람은 자연스럽게 다른 이에게 ‘이 자리는 예약되었다’라며 비켜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경호원이 배지를 요구하자 응하지 않고 그저 ‘난 누구보다 일찍 왔다’고 말했고 이내 밖으로 쫓겨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