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기사 카테고리

Movie & Entertainment Magazine from KOREA
>영화

누가 더 셀까,〈노량: 죽음의 바다〉이순신과〈나폴레옹〉나폴레옹의 대결

주성철편집장
〈노량: 죽음의 바다〉제작보고회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노량: 죽음의 바다〉제작보고회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명량>(2014)과 <한산: 용의 출현>(2022)에 이은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의 최종편 <노량: 죽음의 바다>(이하 <노량>)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다. <노량>은 1,761만명이라는,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는 대한민국 역대 박스오피스 대기록을 수립한 <명량>, 그리고 2022년 여름 최고 흥행작이자 코로나 팬데믹을 뚫고 726만 관객을 기록한 <한산: 용의 출현>에 이어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할 마지막 작품이다. 실제 노량해전이 벌어진 12월 16일(1598년)과 가장 가까운 날짜로 개봉일을 정한 것도 눈여겨 볼 만한 부분이다.

 

이순신(김윤석)
이순신(김윤석)

김한민 감독은 <노량: 죽음의 바다>를 통해 세계 역사상 손꼽히는 해전이자 임진왜란 7년 중 가장 큰 성과를 거두며 종전을 알린 최후의 전투 노량해전을 스크린에 구현할 예정이다.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김윤석)과 명나라 수군 도독 진린(정재영)이 지휘하는 조선-명나라 연합함대가, 철수하려는 고니시 유키나가(이무생)의 일본 함대를 구조하려는 왜군 최고지휘관 시마즈 요시히로(백윤식)의 일본 함대를 속여 노량해협에 유인한 뒤 기습하여 관음포로 몰아넣어, 대다수를 침몰시켜 큰 승리를 거두었다. 시마즈 가문의 영지였던 가고시마의 무형 문화재인 상부연은 전쟁터에서 돌아오지 못한 남편을 그리워하는 아내들이 명복을 비는 것인데, 그 배경이 바로 노량해전이라 한다.

 

백윤식(시마즈 요시히로)
백윤식(시마즈 요시히로)

앞서 최민식, 박해일에 이어 이순신 장군 역할을 맡은 김윤석을 통해 현명한 리더십을 지닌 장군 이순신, 기나긴 전쟁의 끝을 앞두고 고뇌에 잠긴 인간 이순신의 면면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배우들 외에도 허준호가 명나라 수군 부도독 등자룡, 김성규가 항왜 군사 준사, 이규형이 고니시의 부장 아리마를 연기한다. 특히 왜와의 전쟁을 끝내려는 이순신 장군의 해상전술과 조선, 왜, 명 3국이 모두 등장해 전투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후문이다.

 

진린(정재영)
진린(정재영)

지난 15일 열린 <노량: 죽음의 바다>(이하 <노량>) 제작보고회에서 김한민 감독은 “지난 10년의 여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겠되어 정말 떨리고 긴장된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보다 더 어려운 극장가 분위기에서 영화를 개봉하게 되어 여러 감정이 교차되고 있다”라고 운을 뗀 뒤, “이순신 장군이 돌아가시는 해전이기에 장군님의 대언과 유지 등 큰 메시지가 있다. 이 전투에서 가장 많은 병사가 죽었고, 명나라까지 합세한 동아시아 최대 해전이었다”고 강조했다. 해상 전투 장면이 약 100여 분에 달하며, 이전 두 작품을 통해 쌓은 아날로그 촬영과 특수효과 기술을 적절히 조합해 업그레이드했는데, 그것이 바로 ‘죽음의 바다’라는 부제를 붙인 이유라고 한다.

 

이무생(고니시 유키나가)
이무생(고니시 유키나가)

이순신 장군 역의 김윤석은 먼저 전작에서 이순신 장군을 연기한 최민식, 박해일에게 얻은 조언에 대해 얘기하며 “다 내려놓고 기도하라고만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처럼 부담을 표하면서도 “하지만 백윤식 선배님이 함께하신다는 소릴 듣고 너무 기뻐서 펄쩍 뛰었다. 또 정재영 배우가 ‘명’의 수군 진린 역할을 한다고 해서 어마어마한 기둥들이 세워지기 시작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안심이 됐다. 그런데 또 허준호 배우가 문무에 능한 등자룡이란 인물을 맡으신다고 하니, 그저 믿고 함께 의지하고 갈 수 있게 됐다”며 동료 배우들을 향한 신뢰와 존경을 표했다.

 

허준호(등자룡)
허준호(등자룡)

끝으로, 김한민 감독은 “이 영화가 관객에게 진정 큰 위로와 용기, 위안이 되는 작품이었으면 한다. 이순신 장군의 3부작을 만들면서 그 분에 대해 알면 알수록 존경심이 더 커졌다. 어쩌면 그래서 그 마음이 가장 많이 담긴 작품이 바로 <노량>인데, 이순신 장군이 죽음을 넘어서 깨달은 가치를 함께 영위했으면 한다”고 마무리했다. <노량>은 12월 20일 극장 개봉한다.

 


리들리 스콧 감독과 배우 호아킨 피닉스의 만남으로 주목받은 영화 <나폴레옹>은 이미 북미에서는 공개됐다. 하지만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 주 개봉과 동시에 북미 박스오피스 첫 주 1위를 전망했으나, 2주 연속 1위 자리를 지킨 <헝거게임: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 <헝거게임: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가 국내에서는 11월 15일 개봉해 28일 현재 17만 관객 정도를 모으고 있는 것에 비하면, 북미 지역에서는 맹위를 떨치고 있다. <나폴레옹>은 프랑스 혁명 이후 황제 자리에 오른 나폴레옹 보나파르트(호아킨 피닉스)의 삶과 그의 연인 조제핀(바네사 커비)의 이야기를 그린다. 하지만 소니픽쳐스가 제작하고 애플이 후원사로 참여하여 2억 달러가 투입된 대작인데다, 리들리 스콧이라는 거장의 이름값 덕분인지 글로벌 박스오피스 순위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서는 12월 6일 개봉한다.

 

〈나폴레옹〉
〈나폴레옹〉

영화는 프랑스 혁명 당시의 군복과 의복, 장신구 등을 철저히 고증해 당대를 완벽하게 그려내어 화제를 모았다. 특히,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올라 아내 조제핀에게 왕관을 씌워주는 스틸은 세기의 명화로 손꼽히는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무엇보다 기대를 모으는 것은 호아킨 피닉스의 완벽한 변신이다. 단호한 표정으로 지휘하는 그의 모습은 호아킨 피닉스가 표현한 나폴레옹을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그는 지금처럼 대배우로 추앙받기 이전, 이미 리들리 스콧과 만나 <글래디에이터>(2000)에서 질투심과 열등감에 휩싸여 폭주하는 로마의 코모두스 황제를 성공적으로 연기한 바 있다. 물론 5일 동안 총 11대의 카메라가 돌아가며 촬영된 워털루 전투를 가장 기다리고 있는 관객도 많을 것이다.

 

〈나폴레옹〉
〈나폴레옹〉

최근 <플라워 킬링 문>을 만든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1942년생인데, 리들리 스콧 감독은 무려 그보다 5살 많은 1937년생이다. 그런 그가 이런 대작을 연출했다니 그것만으로도 경탄할 만한 일이다.(참고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1930년생, 우디 앨런은 1935년생이다) 최근 그는 개봉 관련해 여러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영화를 보기 전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을 모아봤다. 먼저 <BBC>와의 인터뷰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폴레옹을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그러다 보니 그를 묘사하는데 있어 약간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게 됐다”고 말했다.

 

〈나폴레옹〉
〈나폴레옹〉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는 ‘널리 알려진 만큼 사실 자세히 아는 게 별로 없는 위인’인 나폴레옹에 대해 철저하게 연구했음을 밝히기도 했다. 가령 나폴레옹은 키가 작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168cm 키로, 당시 프랑스 남자 평균 키보다 더 컸다. 그리고 왼손잡이의 대표적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그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한다. 그리고 호아킨 피닉스와 나폴레옹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해서는 “나폴레옹의 분열적인 인격에 대해 매 장면 정신 분석에 가까운 연구를 하루 12시간씩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의 강렬한 성격은 그가 했던 연극의 일부”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나폴레옹〉
〈나폴레옹〉

프랑스의 아벨 강스 감독이 무려 270분짜리 무성영화 <나폴레옹>(1927)을 만든 이래, 나폴레옹은 역사적으로 수많은 창작자들에게 정복욕을 불러일으키는 매혹적 캐릭터였다. 세르게이 본다추르크 감독이 연출하고 로드 스타이거가 나폴레옹을 연기한 대작 <워털루>(1974, <나폴레옹>으로 개봉)도 있었고, 한때 스탠리 큐브릭도 잭 니콜슨을 나폴레옹으로 염두에 두고 <나폴레옹> 제작에 심혈을 기울였던 적이 있다. 결국 이 프로젝트가 무산되자, 이 연구에 쏟아부은 열정과 자료는 <배리 린든>(1975)으로 이어졌다. 심지어 스티븐 스필버그는 리들리 스콧의 <나폴레옹>이 제작되던 중에 미완의 큐브릭 나폴레옹 프로젝트를 HBO 시리즈로 개발 중이라는 발표도 했다. 이제 리들리 스콧의 나폴레옹이 어떤 모습일지 확인할 일만 남았다.

 


주성철 씨네플레이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