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최정상에 선 아이돌 빅뱅으로서 가장 찬란한 20대를 보냈던 탑. 한순간의 잘못으로 가진 7년의 자숙 기간을 딛고 배우 최승현으로 돌아왔다. 그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에서 마약에 의존하는 래퍼 타노스 역을 맡아 대중 앞에 다시 섰다. 그가 타노스를 선택한 이유는 소박하지만 담대하기도 하다.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와 닮았기에 피하지 않고 직면하고 싶었다”고. 11년 만에 마주하게 된 인터뷰 자리에서 그는 그간에 전하지 못한 속마음을 모두 털어놓았다. 공백기 동안에 있었던 여러 논란에 대한 본인의 입장과 빅뱅을 떠난 이유, 향후 활동 방향에 대해서 진솔하게 말해 주었다. 또 <오징어 게임> 시즌2 타노스 캐릭터에 진심으로 임한 노력의 시간도 귀띔해 주었다.

우선 복귀작으로 <오징어 게임> 시즌2를 결정한 이유와 캐스팅되어서 출연하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제작사를 통해서 오디션 제의를 받았고요. 시나리오를 처음 받아보고 나서는 저로서는 너무 많은 고민을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저의 지난날의 과오, 부끄러운 과거와 직면해야 되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또 어떻게 보면 냉정하게 봤을 때 이미지 박제가 될 수도 있는 캐릭터여서 고민도 많이 되고 걱정도 많이 했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운명적인 캐릭터인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오디션 테이프를 찍어서 감독님께 보냈습니다. 감독님께서 보시고 리딩을 하자고 말씀해 주셔서 두 번 정도 만나 리딩을 하고 감독님께서 한 번 더 캐릭터 디자인이나 상의했던 것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보고 싶다고 말씀하셔서 다시 테이프를 찍어서 보내드리고 그다음에 캐스팅이 확정됐습니다.
오디션에 합격한 후에 가족이나 주변 사람한테 알리셨는지, 그분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솔직히 말씀을 못 드렸습니다. 왜냐하면 역할이 역할인지라 부모님께 말씀드리기가….

<오징어 게임> 시즌2를 선택하기까지 공백 기간이 있었는데, 혹시 그 안에 작품이 들어왔지만 거절한 게 있을까요?
그동안 들어왔던 작품은 없었습니다. 정말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아무도 저를 쳐다봐 주지 않았었는데 손 내밀어주신 황동혁 감독님, 그리고 황동혁 감독님께서 저에게 주신 믿음에 꼭 보답해야겠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신감을 얻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이미지 박제가 될 수도 있을 만큼 타노스 캐릭터가 본인과 맞닿은 지점이 있어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은데요.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은 어떻게 풀어가려고 노력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타노스 캐릭터가 약물에 의존하는 캐릭터다 보니까 현장에서 수백 분이 넘는 제작진분들과 수백 분이 넘는 출연자분들 앞에서 그 약을 꺼내 먹는 장면을 찍는 것이 심리적으로 쉽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부끄러운 과거에 직면해야 하니까요. 근데 그것 또한 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최승현 씨의 캐스팅 소식이 알려지고 나서 논란이 일었잖아요.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자숙 기간이 ‘너무 짧은 거 아니냐?’는 반응도 많이 나왔는데요. 캐스팅 논란이 일었을 때는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제가 너무 많은 분들께 피해를 준 사람이기 때문에 더 이상 피해를 줄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당시에 하차도 생각을 했었고요. 정말 무너지는 심경이었습니다. 근데 감독님께서 저와 함께 캐릭터를 디자인해 주시고, 함께 준비한 시간을 생각했고요. 그 시간 동안 자신감도 불어넣어 주셔서 다시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말 무거운 마음으로 임했고, 쉽게 할 수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전에는 주연 배우로 작품을 하시면서 연기력 논란이 있지는 않았잖아요. 자신의 잘못 때문에 작품의 내적인 것까지 폄훼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물론 연기에 대한 평가와 캐릭터의 호불호는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 평가 또한 제가 다 감내해야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황동혁 감독님과 굉장히 많은 상의를 거치고 굉장히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이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습니다. 아무래도 타노스라는 캐릭터가 시나리오 안에서도 굉장히 과장된, 만화처럼 묘사되어 있는 캐릭터였고, 극 중에 공포스럽고 무거운 분위기 안에서 조금 환기해 주는, 쉽게 말해서 광대 같은 캐릭터처럼 묘사되어 있었거든요. 오히려 감독님께서 좀 더 하이텐션이면 좋겠다는 말씀을 많이 해 주셨고요. 그 친구가 복용하고 의존하는 약물은 강력한 각성제다 보니까 좀 다른 세상의 텐션으로 올라가 있는 그런 캐릭터를 감독님께서 요구하셨습니다.
타노스 캐릭터에 대한 국내와 해외의 반응이 명확하게 갈리는데요. 해외에서는 과장된 연기와 랩을 재미있는 요소로 받아들이는가 하면, 국내에서는 어색하고 유치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룹니다. 두 반응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 궁금합니다.
그것 또한 저는 모니터를 하면서 좋은 평과 나쁜 평 모두 제가 다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외와 국내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리는 것에 대해서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하셨는데, 그거는 어떻게 보면 마음가짐인 거고, 좀 더 솔직한 심정을 듣고 싶어요. 오랜만에 복귀했는데 부정적인 반응과 긍정적인 반응이 충돌하는 어수선한 시기를 보내고 계시잖아요. 지금 배우님의 마음, 감정에 대해서 조금 말해 주실 수 있을까요?
물론 긍정적인 반응에 있어서는 참고는 하되 저에게 있어서는 어쨌든 먼저 한국 대중분들께 용서를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타노스 캐릭터의 보라색 헤어와 네일 아트에 대해서 배우님이 아이디어를 좀 주신 걸로 알고 있는데, 감독님과 어떤 의견을 주고받았는지 궁금합니다.
감독님과 함께 상의해서 만든 거고요. 감독님께서는 평범한 색깔의 머리는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 주셨어요. 그냥 직관적으로 봤을 때, 타노스의 피부가 보라색이다 보니까 그런 색깔로 가게 되었고요. 손톱도 인피니티 스톤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타노스가 워낙 단순한 캐릭터고, 좀 괴짜스럽고, 어찌 보면 덜떨어져서 호감형 캐릭터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네일 아트까지 그렇게 가게 된 것 같습니다.
타노스의 랩 가사는 감독님과 의견을 조율했을 것 같은데, 그 과정이 궁금하고요. 배우님이 어느 정도의 비율로 참여를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대사에도 랩이 섞여 있어서 연기할 때 어색하지는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전부 대본에 있었던 것이었고요. 감독님께서 써놓은 거예요. 아무래도 타노스라는 캐릭터 자체가 근사한 래퍼가 아니라 전형적인 실패한 힙합 루저 같은 캐릭터다 보니까 좀 허술하기도 하고 그래서 그 대사들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직관적이에요. 원래는 글자 수가 더 많았는데, 감독님과 얘기하면서 좀 더 병맛 코드로 더 쉽게 글자 수를 빼면 어떨까 제안을 드렸었어요. 왜냐하면 타노스가 거기서 그렇게 능수능란한 랩을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어요. 그렇게 되면 인생 실패해서 이 게임장에 들어온다는 설정에도 맞지 않는 것 같았고요.
캐릭터 연구를 나름대로 치밀하게 했습니다. 타노스가 복용하는 약물과 같은 약물에 중독된 사람들은 치아 손상도 많이 되어 있어요. 미국 남부 힙합 중에서는 ‘린’이라는 약물을 사용하기도 하고, 그런 각성제를 사용하는 래퍼들의 음악 장르 중에서 멈블 랩이라는 랩이 요즘 유행하는데요. 발음을 흐리거나 발음을 많이 얼버무리는 랩 장르예요. 타노스는 또박또박하게 하는 랩이 아니라 멈블 랩을 하는 것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해서 그런 부분들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그리고 약물에 의존하는 인물이다 보니까 극도의 불안감과 초조한 감정을 표현하려고 했고요. 약물을 투약하기 전과 투약한 후의 연기 톤을 다르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타노스의 랩 가사 중에 ‘빨주노초’(빅뱅의 곡 ‘LAST DANCE’의 가사이기도 하다)라는 가사도 나오고, 짝짓기 게임을 할 때 태양의 ‘링가 링가’ 춤을 췄다는 얘기들도 있는데, 단순히 우연의 일치인 건지 궁금합니다.
저도 그 춤에 관련된 이야기는 많이 봤고요. 일단 둥글게 둥글게에서 쳤던 춤은 사실은 빅뱅을 생각하고 춘 건 아니었고요. 그 춤마저도 미국 전통춤, 카우보이 춤에서 따왔던 거예요. 아무래도 둥글게 둥글게다 보니까 그냥 그 춤이 자연스럽게 나왔던 것 같아요.
그리고 ‘빨주노초’라는 가사는 그러니까 타노스다운 랩이 무엇일까라고 생각했을 때 가장 직관적이고, 힙합 루저스러운 걸 생각했어요. 그 씬이 조금 오그라들고 우스꽝스러운 씬이라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요즘에는 어린 친구들이 작품을 쇼츠나 릴스로 많이 접하잖아요. 저는 타노스가 어떤 면에서는 정신 연령이 거의 짱구 수준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 글자 한 글자 어린 친구들이 봤을 때도 따라 할 수 있는 랩을 생각했어요. 랩의 병맛을 살리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습니다.
‘LAST DANCE’에 나왔던 랩이라고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그 랩도 제가 쓴 랩이었지만 맞물려서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임시완 씨와의 액션씬에서 부상을 당하셨는데 지금은 많이 회복하셨나요. 또 액션씬 준비는 어느 정도로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지금은 완전히 회복한 상태고요. 액션씬 같은 경우에는 시완 씨랑 (노)재원 씨랑 한 2~3주 정도 액션 스쿨을 다니면서 액션 합을 맞췄어요. 시완 씨 같은 경우에는 워낙 액션 경험이 많다 보니 서로 의지하면서 돈독하게 촬영했던 것 같습니다.
타노스 밈이 굉장히 많이 나왔잖아요. 혹시 보셨는지 궁금하고요. 보셨다면 기억에 남는 밈을 말씀해 주세요.
아직 밈을 많이 못 찾아봤어요. 근데 경수를 찾는 그 장면을 많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더라고요. 경수를 버리고 다시 찾는 그 장면을 되게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았어요.

황 감독님께서 제안을 주셨지만, 여러 가지 생각이 있어서 연기를 다시 하게 된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당시 어떤 심정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타노스라는 캐릭터에게 끌렸던 이유는 다른 것보다도 MZ세대의 가장 잘못된 표본처럼 보였어요. 굉장히 타락해 있고, 덜떨어진 인물이고, 힙합 루저 같은 인물이어서 제가 이것을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부터 출발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아주 많은 생각을 가지고 시작했던 건 아닙니다.
그럼 만약에 타노스 역이 아닌 다른 캐릭터를 위한 출연 제의가 왔다면 그래도 연기를 하려고 했을 것 같으세요?
타노스 캐릭터에 있어서 선뜻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결코 정의로운 캐릭터가 아니어서 용기를 낼 수 있었어요. 어쨌든 현시대를 조금 반영하잖아요. 약물 문제 같은 거요. 그리고 굉장히 루저 같은 인물이어서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거라서 다른 작품이거나 다른 캐릭터였다면 용기 내지는 못했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공교롭게도 이번 작품에서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많이 있잖아요. 그래서 동질감을 느끼는 배우들이 많이 있었을 것 같은데, 함께 연기하면서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그리고 다른 선배 배우들은 어떤 조언을 해줬는지 궁금합니다.
<오징어 게임> 시즌2에서는 워낙 나이대가 비슷하고, 젊은 배우분들이 많아서 굉장히 분위기도 화기애애하고 좋았어요. 선배님들도 저희를 많이 챙겨 주셨고요. 근데 게임장 안에 들어가 있다 보면 정말 게임 참가자가 된 기분이 들어서 다들 긴장 상태에 있었던 것 같아요.
공백 기간에 달 탐사 프로젝트 때문에 한번 화제가 됐었잖아요. 활동을 하지 않았는데 달에는 갈 생각을 왜 하셨던 건지 궁금하고요. 향후에 그 프로젝트가 재개될 수 있는 건지도 얘기해주세요.
그 프로젝트는 사실 오래전부터 준비되어 있었던 프로젝트였어요. 너무 영광스럽게도 제가 테스트에서 다 통과되었고요. 그 프로젝트를 하고 싶었던 이유는 달에 올라가서 달에서 받은 영감으로 음악을 만들고, 그 음악을 사람들과 공유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굉장히 아름다운 프로젝트라고 생각했어요. 동화적인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했었어요.
달도 달이지만 돌아오는 길에 지구를 한 번 보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컸던 것 같습니다. 제가 그동안 반성의 시간 동안 자기혐오도 굉장히 컸었고, 스스로 미워했던 시간들도 길었었거든요. 근데 그곳에서 ‘아! 저 지구 안에 나는 정말 먼지 한 톨도 안 되는 사람이구나’라는 것을 느끼고 싶었어요. 뭔가 새로운 것을 자극받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 당시에는 제가 변화하고 싶은 마음에 그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스타십 우주선 개발이 오래 지연되고 있어요. 8명의 아티스트 계약서가 수십 장에서 수백 장까지 되는 계약서가 있는데 좀 과하게 신체 포기 각서도 있고, 가족들의 동의 각서들도 있었고요. 근데 달에 가기 전까지 크루 멤버들로 하여금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묶어두는 계약서들도 있었기 때문에 그러다 보면 너무 오랫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보류된 건 맞고요. 언제 다시 하게 될지는… 무기한 지연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과거에 은퇴 선언을 하셨잖아요. <오징어 게임> 시즌2로 복귀하시면서 과거의 발언을 번복하게 된 셈인데, 이를 계기로 앞으로 어떤 작업을 해 나갈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과거에 제가 그런 발언을 한 것은…저의 20대는 정말 감사하게도 너무나도 찬란하고 영광스러웠고, 사랑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안에서 저는 너무나도 큰 실수를 저질렀고 그러면서 제가 겪은 저의 몰락과 추락이 저조차도 가보지 않았던 길이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도 많이 피폐해져 있었고 정말 많이 무너졌었습니다. 그래서 판단력도 없었고 너무 힘든 마음에 커다란 실수를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그 부분에 있어서 너무 부끄럽게 생각하고 평생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렇다면 은퇴 없이 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걸로 해석하면 될까요? 향후 가수 활동도 병행하시는 건지, 빅뱅 활동을 재개하시는 건지 아니면 배우 활동만 하시는 건지 구체적인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정확하게 말씀드리자면, 제가 사회복무요원에서 소집 해제가 되고 나서 많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저라는 사람은 빅뱅이라는 팀 안에서 너무 큰 피해를 준 장본인입니다. 더 이상 팀에 피해를 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회복무요원 소집 해제가 되고 나서 소속사와 멤버들에게 저는 팀을 떠나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 말을 한 지가 좀 오래된 상황이었고요. 그 당시에는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무너져서 힘이 없었고 눈앞이 캄캄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난 7, 8년의 세월 동안 저는 사회생활을 거의 단절한 채 집과 제 음악 작업실만 오가면서 어둠 속에서 음악 작업만 계속했고요. 음악 작업실에서 음악을 만들 때 그나마 조금 숨이 트이고 숨을 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왔고 제가 계약 기간이 끝날 때쯤에 하고 있던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프로젝트를 마지막으로 빅뱅을 떠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제가 빅뱅으로 다시 돌아가기에는 저조차도 면목이 없고요. 제가 혼자 해 나가면 저의 과오에 대한 뭇매를 저 혼자 감내하면 되잖아요. 다시 팀으로 돌아가서 저라는 사람 때문에 (팀에) 또 피해를 줄 수 없다는 생각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개인으로는 음악 활동을 하실 수도 있다는 걸까요?
제가 음악 작업을 했던 것은 어떤 목적이 있어서 했던 건 아니었고요. 제가 음악 작업실에 있을 때만 조금 숨통이 트였고 살아있는 느낌을 받았어요. 음악에 의지한 채 그냥 음악 작업만 해왔는데 그러다 보니 수많은 음악을 많이 만들어 놨고, 그 음악들을 언젠가는 세상에 발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럼 향후 가수로서 솔로 앨범을 내게 되면 탑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게 되시는 건가요?
아마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빅뱅을 탈퇴하고 나서는 멤버들과 따로 연락을 하지는 않으셨나요?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는 아직, 아니 평생 미안함을 느껴야 되어서요. 아직 큰 죄책감이 있어서 쉽게 연락을 하고 있지는 못한 상태입니다.
지난해에 MAMA(어워즈)에서 빅뱅 3명의 멤버들(지드래곤, 태양, 대성)이 선 무대가 화제가 되고 해외에서도 반응이 좋았어요. 혹시 그 소식을 접하셨거나 영상으로 보셨는지 궁금하고요. 보셨다면 어떤 마음이 드셨는지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물론 봤고요. 정말 멋있게 봤고, 저는 언제나 그 친구들이 잘 되기만을 마음속으로 평생 응원할 겁니다.

이전에 팬들을 차단하기도 하셨잖아요. 그때는 어떤 마음이었는지 궁금하고요. 빅뱅으로서 탑을 좋아해 주셨던 팬분들에 대해서는 지금 어떤 마음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너무 큰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에 그 미안함으로 팀을 떠난 사람으로서 그런 거고요. 다른 개인적인 감정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에요. SNS를 통해서 사진에 멤버들과 저를 함께 태그를 걸어서 계속 사진들이 올라오는데요. 재결합을 원하는 팬분들의 그런 사진들을 보는 게 저에게는 제가 그들을 희망 고문을 하는 것 같아서 당사자로서 굉장히 가슴이 아프고 너무 괴로운 마음이 되게 컸습니다. 왜냐하면 헤어진 가족사진을 바라보는 것만큼 힘든 건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오해를 샀다면 제가 너무 경솔했던 게 문제였지만, 사실 너무 괴롭기도 하고 힘든 마음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빅뱅의 곡 ‘봄여름가을겨울’ 가사에서 더 나은 사람, 좋은 사람이 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지금의 마음가짐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최대한 건강한 생각을 하려고 많이 노력하고요. 앞으로 정말 건실한 청년이 되어서 보다 안정된 삶을 살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