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가 극장으로 관객들을 불러오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스트리밍 시대 이후의 현실에 적응하고 있는 가운데, 화제성과 티켓 파워를 겸비한 젊은 배우들의 영향력이 더욱 커져가고 있다. 할리우드 리포터 선정, 라이징 스타를 넘어 차세대를 책임질 배우로 촉망받는 할리우드 ‘A-리스트’에 든 젊은 배우 10명을 소개한다.


젠데이아
젠데이아가 걷는 길은 할리우드에 새로운 역사로 기억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즈니 채널 <우리는 댄스소녀>로 10대들의 우상인 하이틴 스타가 된 젠데이아는 2017년 <스파이더맨: 홈커밍> MJ 역으로 할리우드 활동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이어 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의 앤 휠러로 분해 수준급의 가창력과 공중곡예를 선보이며 흥행을 견인했다. 젠데이아가 아역 배우에서 탈피해 성인 배우로서 인정받게 된 계기는 HBO <유포리아> 시리즈다. 그는 약물 중독자 루를 연기해 만 24살의 나이로 최연소 에미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어 22년 시즌 2를 통해 두 번째 에미상 여우주연상을 수상, 흑인 여성 배우 중 최초의 에미상 여우주연상 2회 수상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현재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캐스팅 1순위 배우 중 하나로, <스파이더맨>과 <듄>이라는 대형 프랜차이즈 주연 타이틀을 소화하고 있는 젠데이아. 후속작이 예정된 두 편의 시리즈와 더불어 곧 돌아올 <유포리아> 시즌 3까지 젠데이아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플로렌스 퓨
플로렌스 퓨는 장르를 가리지 않는 뛰어난 연기력과 작품성 있는 필모그래피, 흥행 파워를 두루 갖춘 배우다. 여기에 20대라는 젊은 나이까지 더해지면 가능성은 더욱 무궁무진해진다. 인디 영화 <레이디 맥베스>와 <미드소마>로 비평 면에서 좋은 평가를 거뒀으며, <작은 아씨들>을 통해 미국과 영국 아카데미 등 여우조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등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이어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무비를 대표하는 마블의 솔로 무비 <블랙 위도우>에 옐레나 벨로바 역으로 출연하며 대세임을 입증했다. 플로렌스 퓨의 전성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녀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신작 <오펜하이머>에서 오펜하이머와 오랜 시간 연인 관계였던 진 태트록 역으로 출연해 매력적인 인상을 남겼으며 <듄: 파트 2>에선 황제의 딸 이룰란 공주 역을 맡아 존재감을 드러냈다.



안야 테일러 조이
안야 테일러 조이의 변신은 강렬하고도 무한하다. 스크린 데뷔작 <더 위치>를 통해 제작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그녀는 <23 아이덴티티>, <글래스>, <라스트 나잇 인 소호>, <뉴 뮤턴트>, <더 메뉴>까지 호러,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 영화에서 활약하며 촉망받는 신예 배우로 떠올랐다. 넷플릭스 시리즈 <퀸스 갬빗>에서 체스 천재 ‘베스’ 역을 맡아 극을 이끌어가며 주연 배우로서의 역량을 입증했으며, <피키 블라인더스> 등 주요 드라마에 출연하며 필모를 쌓았다. 올해 안야 테일러 조이는 두 편의 큰 프랜차이즈 영화를 통해 할리우드에 영향력 있는 20대 배우로 입지를 굳혔다. 바로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 파트 2>와 조지 밀러 감독의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다. <듄: 파트 2>에선 폴 아트레이데스의 여동생 엘리아 아트레이데스로 깜짝 출연했으며,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에선 샤를리즈 테론의 뒤를 이어 퓨리오사 역을 맡았다. 그는 <매드맥스> 시리즈의 명맥을 잇기 위해 삭발부터 강도 높은 액션까지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안야 테일러 조이는 마일즈 텔러, 시고니 위버와 호흡을 맞춘 액션 로맨스 <협곡>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제나 오르테가
팀 버튼 감독의 새로운 뮤즈인 걸까? 넷플릭스 드라마 <웬즈데이>의 전 세계적인 흥행으로 아역 배우에서 어엿한 스타가 된 제나 오르테가 리스트에 들었다. 드라마 <제인 더 버진>과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모든 것>으로 인지도를 얻게 된 제나 오르테가는 영화 <스크림>과 <스크림 6>로 프랜차이즈 시리즈에 입성하게 된다. 이후 넷플릭스 <웬즈데이>에서 주인공 웬즈데이 아담스 역으로 출연, 거침없는 독설과 사차원에 가까운 기행을 벌이는 까칠한 매력으로 팬덤을 양성했다. 제나 오르테가는 차기작 역시 팀 버튼 감독과 함께 할 전망이다. <웬즈데이> 시즌 2뿐만 아니라 영화 <비틀쥬스>(1988)의 후속작 <비틀쥬스 비틀쥬스>에서 리디아(위노나 라이더)의 딸 아스트리드 디츠 역으로 출연해 인기를 이어간다. 또한 제나 오르테가는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의 신작 <클라라와 태양>에서 클라라 역을 통해 색다른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시드니 스위니
시드니 스위니는 2009년 데뷔한 15년 차 배우다. 단역과 조연으로만 출연한 작품 수가 무려 50개가 달하며, 이는 해당 리스트에 든 배우들보다 많은 수에 속한다. 시드니 스위니의 필모그래피는 주로 드라마에서 빛나는 편이다. 그녀는 엘리자베스 모스 주연의 <핸드메이즈 테일>에서 에덴 스펜서 역으로 출연했으며 HBO의 히트작 <화이트 로투스>와 <유포리아> 2편에 출연해 2022년 에미상 드라마 시리즈, 최우수 미니시리즈 여우조연상 후보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또한, 23년 글렌 포웰과 호흡을 맞춘 로맨틱 코미디 영화 <페이크 러브>가 좋은 성적을 거두며 주연 배우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시드니 스위니는 배우뿐만 아니라 제작자로서도 활동하는데, 그녀가 주연으로 출연한 <페이크 러브>와 <이매큘레이트>에 모두 제작으로 참여해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



제이콥 엘로디
2m에 달하는 큰 키와 준수한 외모를 지닌 호주 배우 제이콥 엘로디. 그는 넷플릭스의 하이틴 시리즈 <키싱 부스>의 주인공 노아 역을 통해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어 2019년 HBO 드라마 <유포리아>에서 내면에 분노를 안고 비틀어진 이중성을 보여주는 엄친아 ‘네이트’ 역으로 라이징 스타 굳히기에 성공했다. 두 작품들로 미국 2030 세대 사이 높은 화제성을 기록한 그는 이제 대중성을 겨냥한 작품이 아닌 연출력에 초점을 맞춘 작품들로 커리어를 쌓고 있는 중이다(제이콥 엘로디는 차기 슈퍼맨 역을 거절했다고). 그는 올해 소피아 코폴라 감독이 연출한 <프리실라>에서 엘비스 프레슬리 역으로 출연해 강렬한 면모를 선보였으며 <솔트번>, <오, 캐나다> 를 통해 BAFTA 등 유수 영화제에 노미네이트 및 초청되었다. 현재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신작 <프랑켄슈타인>에서 괴물 역을 맡아 촬영 중이다.



오스틴 버틀러
2005년 TV 시리즈 <네드의 학교에서 살아남기>를 통해 배우로서 정식 데뷔한 오스틴 버틀러. TV와 영화, 연극을 오가며 활동하던 그가 영화계 관계자와 관객들의 눈에 띄게 된 것은 2019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속 가상의 맨슨 패밀리 멤버 중 하나인 텍스 역을 맡으면서부터다. 곧이어 그는 뮤지컬 영화 연출의 대가 바즈 루어만 감독의 전기 영화 <엘비스>에서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로 변신해 오랜 연구 끝에 말투부터 목소리, 행동까지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여주며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그해 오스틴 버틀러는 <엘비스>로 골든글로브, BAFTA 등 전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등 연기자로서 기념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 오스틴 버틀러를 눈여겨보고 있던 건 두 감독뿐만이 아니었다. 드니 빌뇌브 감독 역시 그를 <듄: 파트 2>에 캐스팅, 하코넨 가문의 잔혹한 후계자 페이드 로타 하코넨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전형적인 할리우드 주연 배우들의 특장점을 갖춘 배우로 평가받고 있는 오스틴 버틀러. 그의 신작 또한 기대해 볼 만하다. 그는 제프 니콜스 감독의 신작 <더 바이크라이더스>에 캐스팅되어 톰 하디와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또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연출하는 범죄 스릴러 <캐치 스틸링>에서 자신도 모르게 생존을 위한 싸움에 빠지게 되는 전직 야구 선수 행크 톰슨 역으로 출연한다.



티모시 샬라메
근 몇 년 간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은 20대 남성 배우는 티모시 샬라메임에 이견이 없을 것이다. 티모시 샬라메는 2017년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 엘리오 역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세 번째 최연소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등 티모시 샬라메가 그해 일궈낸 화제성은 감독들의 수많은 러브콜로 이어졌다. 매력적인 마스크에 탄탄한 연기력, 티켓 파워를 가진 티모시 샬라메는 그레타 거윅, 웨스 앤더슨, 아담 맥케이, 루카 구아다니노 등 할리우드 감독들의 총애를 받는 배우로도 유명하다. 덕분에 그는 <레이디 버드>, <핫 썸머 나이츠>, <작은 아씨들>, <레이니 데이 인 뉴욕>, <프렌치 디스패치> 등 규모가 비교적 작은 작품들부터 <듄> 시리즈와 같은 세계적인 프랜차이즈까지 다양한 규모의 작품들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탄탄히 쌓아 나가고 있다. 티모시 샬라메의 차기작은 제임스 맨골드 감독의 전기 영화 <어 컴플리트 언노운>으로, 주인공 밥 딜런으로 분해 현재 촬영 중이다.



폴 메스칼
아일랜드 드라마 <노멀 피플>로 에미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라이징 스타 반열에 오른 배우 폴 메스칼. 그는 2019년 드라마 <범프>로 연기자 생활을 시작하며 다른 배우들에 비해 연기 경력이 짧지만 빠르게 주목받은 케이스다. 드라마가 흥행과 비평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데 이어 2022년 출연한 영화 <애프터썬>까지 제75회 칸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초청, 전 세계 씨네필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폴 메스칼은 <애프터썬>에서 딸 소피를 데리고 튀르키예로 여행을 간 아버지 캘럼 역을 맡아 내면의 심연을 드러내 보이는 섬세한 연기로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됐다. “모든 영화 제작사들은 폴 메스칼은 사랑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할리우드의 이목을 끌고 있는 그. 폴 메스칼은 차기작 <글래디에이터 2>를 통해 한 발짝 더 나아갈 예정이다. <노멀 피플>을 본 리들리 스콧 감독이 직접 주연 배우로 캐스팅했다고. 그는 루실라의 아들이자 코모두스의 조카인 루시우스 역을 맡아 러셀 크로우의 뒤를 이을 전망이다.



글렌 포웰
글렌 포웰은 다재다능한 배우다. 그는 연기라는 한 가지 틀에 갇혀 있지 않고 프로듀서이자 작가로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그는 영화 <히든 피겨스>, <익스펜더블 3> 등 다수의 작품에서 작은 조연 역할로 출연하다 2018년 넷플릭스 영화 <상사에 대처하는 로맨틱한 자세> 찰리 영 역을 맡아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글렌 포웰이 본격적으로 전 세계 팬들을 사로잡게 된 건 영화 <탑건: 매버릭>이다. 전편의 ‘아이스맨’ 캐릭터를 상기시키는 오만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인물 ‘행맨’ 역을 맡아 감초 역할을 소화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페이크 러브>, <히트맨>까지 연이어 수익을 내며 할리우드의 A-리스트에 올랐다. 글렌 포웰은 차기작 <트위스터스>를 통해 올 8월 극장가를 찾을 예정이다. <미나리> 정이삭 감독의 신작으로, 28년 만에 찾아오는 <트위스터>의 속편이다. 또한 그는 훌루의 코미디 시리즈 <채드 파워>에 주연 배우이자 공동 프로듀서로 활약하며,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신작 <런닝맨>에 출연한다.
